[정부에 바란다] 반도체 무역 위기 극복...공급망 다변화 서둘러야

반도체 산업은 무역 분쟁과 경기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중국 시장의 침체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경기 침체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수출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의 글로벌 리더인 한국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오랫동안 반도체의 가치를 현대의 자원으로 인식해 왔다. 이는 한국의 경제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은 반도체 시장, 특히 메모리 칩 분야에서 한국이 글로벌 강국의 입지를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은 반도체 생산의 강점을 활용하고 반도체 산업의 자원적 특성을 활용하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수출 시장 다변화다. 이는 지금 당장 필요한 필수 개선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붕괴, 시장 수요의 변화와 같은 도전에 직면하면서 수출 시장 다변화는 반도체 제조 국가들에게 중요한 전략이 됐다. 

최근 한국은 동남아시아로 반도체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대동남아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89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성장은 한국의 무역 관계 강화 노력과 동남아의 전자 및 IT 제품 수요 증가에 대한 투자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주춤하고 있지만, 대만의 반도체 수출은 다각화 전략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했다. 2020년 대만의 반도체 수출액은 1,057억 1,000만 달러에 달했다. 또 미국, 중국, 홍콩이 상위 3대 시장으로 꼽혔다. 그러나 대만은 단일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인도와 유럽연합 국가와 같은 신흥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반도체 시장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2020년 EU의 반도체 수출액은 413억 달러에 달했으며 특히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EU의 노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수출 시장 다변화 이외에도 ▲포트폴리오 확대 ▲R&D 육성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지속가능성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칩에 크게 집중돼 있다. 시장 변동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려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신흥 기술의 핵심 부품인 로직 칩과 센서 등 다른 반도체 제품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혁신 및 R&D 육성: 한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구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혁신을 촉진해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국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

지역 및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한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국가 및 지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국제 무역 협정에 참여하면 주요 시장과 자원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속가능성 및 환경 관리 강화: 반도체 산업은 높은 에너지 소비와 유해 물질을 많이 사용한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한 관행을 채택하고 청정 기술에 투자해 환경 발자국을 개선하고 환경에 민감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한국은 반도체를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해 현재의 무역 위기를 극복하고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 수출 시장 다각화,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혁신 촉진, 파트너십 강화, 지속가능성 제고 등 모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