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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국제통상] 18세기 영국 금융의 대실패 '남해 거품'

채지평 2023-03-30 00:00:00

남해 거품은 역사상 가장 큰 버블붕괴 중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다. 테이트재단
남해 거품은 역사상 가장 큰 버블붕괴 중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다. 테이트재단

18세기 초에 일어난 금융 위기인 남해 거품은 금융시장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사건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거품은 영국의 합작 주식 회사인 남해 회사의 주식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는데, 이 회사는 스페인령 남아메리카와의 무역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했다. 거품의 붕괴는 영국에 상당한 경제적, 정치적 영향을 미쳤다.

1711년에 설립된 남해회사는 남대서양과 태평양에서 수익성이 좋은 무역 기회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회사는 잠재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졌던 스페인령 남아메리카와의 무역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계약의 일부로, 회사는 이자 지불과 추가적인 정부 지원의 대가로 영국 정부의 부채의 상당 부분을 인수했다.

1720년, 남해 회사의 이사들은 회사의 주가를 부풀리기 위한 계획을 고안했다. 그들은 남미와의 무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막대한 부를 강조하며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고 투자자들이 회사 주식을 구매하도록 장려했다. 이 회사는 또 정부 부채를 자사주로 교환하겠다고 밝혀 수요를 더욱 부채질했다.

남해회사는 3,100만 파운드의 국채를 전환사채 형태로 전액 인수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부채 또한 커졌다. 이런 엄청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남해회사는 주식의 일반 공개 권리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결과는 엄청났다. 1720년 6월, 주당 100파운드였던 주가는 9년 새 890파운드까지 치솟았다. 8월에는 스페인으로부터 남미지역 기착권을 따냈다는 소문과 금광을 발견했다는 소문에 힘입어 무려 1,000파운드를 기록했다. 반 년 새 10배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렇게되자 너도나도 남해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귀족에서부터 일반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부를 이용하기 위해 남해 회사의 주식을 사기 위해 서둘렀다.

그러나 남미 무역의 이익이 회사가 약속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거품은 곧 꺼졌다. 진실이 드러나자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져 서둘러 주식을 팔아 주가가 폭락하고 많은 사람들이 파산했다. 남해 거품의 붕괴는 수천 명의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는 등 영국의 금융 위기로 이어졌다.

남해 거품은 또한 심오한 정치적 결과를 가져왔다. 몇몇 저명한 정치인들과 정부 관리들이 이 스캔들에 연루되어 영국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되었다. 이번 참사로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와 미래의 투기 거품 방지를 목표로 한 버블법(Bubble Act) 구성이 이뤄졌다.

남해버블은 투기버블의 위험성과 실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투자자들에게 경고성 이야기 역할을 한다. 남해 거품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계속 반향을 일으키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무모한 투자와 억제되지 않은 시장 투기의 잠재적 위험과 결과를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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