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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메르코스코프] 아르헨 밀레이 대통령, 농산물 수출세 전면 인하…외환시장 안정 ‘승부수’

이한재 2025-07-31 10:44:10

수출세 전면 인하
환율 안정 노림수
일시 반등 후 관망세
작황·환율 변수 주시
[기획-메르코스코프] 아르헨 밀레이 대통령, 농산물 수출세 전면 인하…외환시장 안정 ‘승부수’
머스크

하반기 중간선거를 앞두고 아르헨티나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강수를 뒀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최근 농산물 수출관세를 영구 인하하는 조치를 발표하며, 재정수입보다 외화 유입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관세 장벽 완화를 통해 농산물 수출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환율 급등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수확물 대부분은 이미 판매되었지만, 아직 약 100억 달러 상당의 물량이 남아 있어 향후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메르코스코프] 아르헨 밀레이 대통령, 농산물 수출세 전면 인하…외환시장 안정 ‘승부수’
아르헨티나의 감면 전후 수출 세율

세수 감소 감수…재정엔 큰 영향 없어

공식·민간 분석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인한 재정 손실은 GDP의 0.2% 수준, 약 5억~7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부가가치세(IVA), 소득세 등 경제활동과 연계된 다른 세수 증가로 이를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수출세 조정으로 콩은 기존 33%에서 26%로, 콩 부산물은 31.5%에서 24.5%로 인하됐다. 옥수수와 밀은 각각 12%에서 9.5%로 낮아졌으며, 해바라기 씨앗은 7%에서 5.5%로 조정됐다. 닭고기와 쇠고기도 기존 6.75%에서 5%로 인하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인하 수준과 동일한 수치다.

시점도 절묘…7월 환전 급증, 이후 급락

이번 발표 시점도 전략적이었다. 앞서 7월 초, 한시적 수출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 직후 수출업체들은 DJVE(수출 판매 신고서)를 활용해 환전 마감 시점인 7월 중순까지 약 37억 달러를 현금화했다. 이후에는 계절적 요인과 시장 불안 등으로 환전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정치경제연구센터(CEPEC)는 “정부가 환율 급등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최근 중앙은행이 금리를 연 100% 이상으로 올리고,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등 적극적 방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기획-메르코스코프] 아르헨 밀레이 대통령, 농산물 수출세 전면 인하…외환시장 안정 ‘승부수’
수출업체의 월간 외환 청산

6월 말 반짝 판매…8월 중순 이후 평상 복귀 전망

단테 로마노 아우스트랄대 농업경영센터 교수는 “수확 초기였던 4월까지만 해도 판매가 지연되고 외환 유입도 부진했지만, 5월 20일 이후 수출세 재인상 예고가 나오며 시장에 반등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당시 농가의 곡물 판매량은 15만 톤 수준에서 20~30만 톤으로 증가했고, 일시적으로는 50만 톤을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인하 종료 이후 다시 10만 톤대로 하락했다.

6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예년 평균(35%)을 웃도는 40%를 기록했고, 수출신고(DJVE) 건수도 예년보다 많았다. 이후 시장은 관망세로 접어들었고, 8월 중순부터는 다시 평상 수준의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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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다음 작기에도 영향…콩은 보합, 옥수수는 지연

판매되지 않은 수확물 중 절반 이상은 아직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콩으로, 연말까지 점진적인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옥수수는 현재까지 37%만 판매돼, 예년 평균(45%)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사회개발연구소(IDESA)는 “이번 조치는 생산자에게는 제한적 효과지만, 국가 재정에는 상당한 희생”이라며 “수출세가 국가 재정 흑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투자사 PPI는 “이번 인하가 외곽 농가의 수익성을 개선해 조기 파종과 후기 파종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환율 상승이 저장 곡물 매각을 자극해 수출 확대 효과를 낼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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