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6월 무역수지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통계청(PSA)이 1일 발표한 잠정 집계에 따르면, 6월 상품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무역수지는 39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43억4000만 달러) 대비 9% 감소한 수치다.
다만, 전월(36억3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9% 늘어난 수치로, 월간 기준으로는 적자 폭이 확대됐다.
1월부터 6월까지의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는 239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0억6000만 달러보다 줄어든 모습이다.
전자제품 수출이 수출 증가 주도
6월 필리핀의 상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한 7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전자제품 수출이 38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6월(29억9000만 달러)보다 30%나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수출 대상국 가운데 미국은 12억1000만 달러(전체의 1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액은 41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리잘상업은행(RCBC)의 마이클 리카포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고율 수입관세 시행에 앞서 글로벌 공급망을 고려한 일부 조기 선적(frontloading)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미 관세는 8월부터 19% 적용 예정
미국은 4월 9일, 무역 파트너국과의 협상 유예를 이유로 상호보복 관세 부과를 일시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처럼 보복 대상이 아닌 국가의 수출품에 대해서는 10% 수준의 관세가 적용됐다.
그러나 양국 협상 결과에 따라 8월 1일부터 필리핀산 수출품에 19%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20%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수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이나뱅크 리서치는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가능성과 조기 선적 수요의 둔화가 향후 수출 전망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미국 외 수출시장으로의 성장세가 견조해 일정 부분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입도 증가…운송장비 66% 급등
6월 전체 수입은 10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운송장비 수입이 13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억9167만 달러)보다 66% 급등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1억 달러로 전체 수입의 28%를 차지하며 최대 수입국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 1~6월 필리핀의 누적 수입은 65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615억 달러보다 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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