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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중 관세 90일 유예…“무역 불확실성 완화” vs “상승 동력은 제한적”

이찬건 2025-08-12 16:54:40

트럼프, 대중 관세 90일 유예…“무역 불확실성 완화” vs “상승 동력은 제한적”

[뉴욕·베이징 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당초 145%까지 치솟을 예정이던 관세율 인상은 오는 11월 10일까지 미뤄지게 됐다. 중국 정부도 같은 기간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인상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연장은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미국 가계와 기업 부담을 완화하고, 향후 고위급 무역 협상 여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양국 간 관세율은 미국이 중국에 30%, 중국이 미국에 10%를 부과하는 수준에서 유지된다.

시장, ‘안도’ 속 관망세

관세 유예 소식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6%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뉴욕증시에서는 기대와 달리 혼조세가 나타났다. 발표 당일 나스닥 종합지수는 0.3% 하락했고, S&P500과 다우지수도 각각 0.3%, 0.5% 떨어졌다.

월가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단기 불확실성은 완화했지만, 장기적 무역 갈등의 그림자를 거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관세 철회가 아닌 유예라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중 관세 90일 유예…“무역 불확실성 완화” vs “상승 동력은 제한적”

기술주, 여전히 ‘중국 리스크’ 아래

특히 나스닥 주도주인 반도체·AI 종목은 여전히 대중 수출 규제와 고평가 부담에 직면해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90일 뒤 관세 인상 가능성이 재점화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IB) 보고서는 “관세 유예는 급락을 방지하는 완충 장치”라면서도 “연준의 금리 정책, 인플레이션 지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물려 지속적 상승 모멘텀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협상 테이블로 가는 ‘시간 벌기’

정치권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시간 벌기’ 성격으로 평가한다. 연말까지 이어질 유예 기간 동안 양국이 고위급 무역 협상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90일 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시장은 다시 급격한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

무역전문가 조앤 마이어스(가명)는 “이번 결정은 양국 모두에게 숨 고르기를 허락했지만,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않았다”며 “90일 후 어떤 선택이 내려질지가 글로벌 경제의 다음 분기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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