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과 아프리카의 무역 지형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 지역은 원유와 가스, 정제품 무역의 주요 거점이자 국제 해상 물류의 요충지로 기능해왔다. 이에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교역 환경에 복합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 수입국 부담 완화시켜
금리 인하 기대는 달러 약세로 직결되며, 이는 비달러권 국가들의 수입 부담을 완화한다.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비산유국은 달러 표시 원유와 곡물 조달 비용이 낮아져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하라 이남의 비산유국들도 무역금융 비용이 줄어들면서 교역 회복의 여력이 확대된다. 국제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초 브렌트유 평균가를 배럴당 50달러 안팎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수입국들의 물가 안정과 무역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금리 인하, 산유국의 재정 부담 늘리나
그러나 걸프와 북아프리카 산유국에는 다른 계산이 작용한다. 유가 약세는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에 즉각적인 압박을 가하기 때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유가가 필요하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가격 방어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OPEC+가 다시 감산 카드로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을 막는 데 기여하겠지만, 교역량 축소라는 또 다른 부담을 낳을 수 있다.
해상 물류 리스크, 교역 비용의 ‘상수’
홍해와 수에즈 운하의 안보 불안은 무역 환경에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최근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인해 선박 보험료가 급등했고, 많은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장거리 항로를 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에즈 운하 통과량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고, 이집트의 운하 수입도 급감했다.
이처럼 연준의 완화 기조가 단기적으로 교역 활성화를 돕더라도, 물류비용 상승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
잇따른 에너지 프로젝트와 교역 구조 재편
한편 아프리카는 에너지 프로젝트의 진전에 따라 교역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나이지리아의 대형 정유시설인 당고테 정유소가 상업 가동에 들어서면서 역내 정제품 자급도가 높아지고, 기존의 유럽산 정제품 수입 의존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모리타니와 세네갈은 GTA 가스 프로젝트로 LNG 수출국 반열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으며, 모잠비크 역시 LNG 프로젝트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아프리카의 무역 지형을 재편하고, 역내 교역 확대와 대외 신용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금리 인하, 중동·아프리카에겐 '양날의 검'
결국 파월 의장의 완화 신호는 중동·아프리카 무역에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이 수입국의 무역 회복에 순풍으로 작용하지만, 산유국의 재정 부담, 해상 물류 리스크, 그리고 글로벌 수요 둔화는 여전히 구조적 제약으로 남는다.
따라서 산유국들은 OPEC+ 조정과 재정정책을 통해 가격 방어에 나서고, 비산유국은 환율 리스크와 물류비용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새로운 정유·가스 프로젝트의 진전은 지역 무역의 판도를 서서히 바꿔 나갈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중동과 아프리카를 둘러싼 무역 환경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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