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캐나다 비(非)제조업 PMI, 관세 불확실성에 9개월 연속 위축

박문선 2025-09-05 14:36:26

캐나다 비(非)제조업 PMI, 관세 불확실성에 9개월 연속 위축
사진: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의 월마트 매장에서 캐나다 테마 디자인이 특징인 의류가 판매되고 있다

캐나다 서비스업 경기가 8월에도 위축 흐름을 이어갔다. S&P 글로벌이 9월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월 49.3에서 8월 48.6으로 하락했다. 기준선인 50 아래로 내려간 지 9개월 연속으로, 이는 서비스업 활동이 지난해 말 이후 꾸준히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출 주문 급감, 국내외 수요 모두 둔화

신규 사업 지수는 7월 48.7에서 8월 46.9로 추가 하락했다. 특히 수출 신규 주문 지수는 44.2에서 38.6으로 급락하며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 고객들이 계약을 주저하면서 해외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결과다.

S&P 글로벌의 폴 스미스 경제 디렉터는 보고서에서 “관세와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신규 수주 활동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는 수출 주문의 가파른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 캐나다 서비스업 발목

기업 심리 위축의 배경에는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에 대해 3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철강·알루미늄·자동차와 같은 전략 산업 제품에도 별도의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USMCA는 오는 2026년 7월 재검토가 예정돼 있다. 캐나다 기업들은 이 시점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신규 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기업 신뢰 하락…미래 활동 지수도 약화

서비스업 기업들의 향후 활동 전망 역시 약화됐다. 미래 활동 지수는 7월 60.9에서 8월 58.2로 떨어졌다. 여전히 50 이상으로 ‘낙관적 전망’ 구간에 머물고 있으나,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신뢰가 점차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관세 정책의 방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향후 활동 계획은 관세 협상과 미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현지 기업 관계자의 말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비용 압력 완화, 그러나 고용 증가세 제한적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서비스업 기업들의 비용 상승 압력은 최근 7개월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완화됐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줄어들고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투입 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

고용 지수는 8월에도 50 이상을 유지하며 4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신규 채용의 속도는 완만하며, 기업들은 인력 확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PMI 개선에도 불구, 종합 PMI 하락

서비스업 부진은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이 일부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 PMI(Composite PMI)는 7월 48.7에서 8월 48.4로 하락했다.

제조업 PMI는 7월 46.1에서 8월 48.3으로 상승하며 수축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개선이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관세 불확실성 해소 없이는 회복 제한적

경제 전문가들은 캐나다 서비스업이 단기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 및 USMCA 재검토 과정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기업 심리가 회복되기 힘들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기업들은 비용 압력이 줄었음에도 신규 주문 확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관세와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서비스업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8월 서비스업 PMI 하락은 캐나다 경제가 여전히 대외 통상 불확실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미국의 관세 정책 방향, USMCA 재검토 협상 과정이 서비스업을 포함한 캐나다 경제 전반의 회복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Copyright ⓒ 국제통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