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통상 환경이 식량안보와 제조업 공급망 재편이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쌀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교역은 에너지·비료 가격 상승과 기후 변수에 노출됐고, 제조업 부문에서는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중국 플러스 원’ 흐름이 관세·원산지 리스크로 되돌아오고 있다.
로이터는 태국·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가 모두 연료·비료 비용 상승과 기상 악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쌀은 가장 민감한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은 세계 주요 쌀 수출국이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수입국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연료와 비료 가격이 오르면 농가의 생산비가 상승하고, 이는 파종 축소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엘니뇨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아시아 쌀 공급이 당초 예상보다 빠듯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입국의 정책 대응도 통상 마찰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3월 수입쌀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했다고 세계무역기구에 통보했다. 필리핀은 베트남산 쌀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수입 확대가 소비자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국내 농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최대 수출시장 중 하나에서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되는 셈이다.
동시에 제조업 통상질서도 재편되고 있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미·중 갈등 이후 중국을 보완하는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배터리, 반도체 후공정 등에서 동남아의 전략적 가치는 커졌다. 그러나 미국은 동남아를 단순한 우회 생산기지가 아니라 중국 공급망과 깊게 연결된 지역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원산지 규정, 강제노동 관련 통관 심사, 우회수출 조사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자얀트 메논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 방문 선임연구위원은 “동남아 통상질서의 핵심 변수가 이제 ‘수혜’보다 ‘관리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메논 연구원은 “쌀 수급 불안은 단순한 농산물 가격 문제가 아니라 관세·수입쿼터·세이프가드로 이어질 수 있는 식량안보형 통상 현안”이라며, “제조업 공급망 재편 역시 미국의 원산지 검증과 우회수출 조사 강화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아세안경제연구센터(IRRA)의 또 다른 전문가도 “동남아는 세계 교역 재편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지만, 쌀을 둘러싼 식량안보 압박과 중국 연계 공급망에 대한 견제가 동시에 커지면서 통상 리스크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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