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orld Bank)은 필리핀이 오는 2027년까지 정부가 설정한 연간 경제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가 기업 환경 개선과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한 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곤살로 바레라 세계은행 필리핀 수석 경제학자는 “미국과의 상호 관세 조치 등으로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필리핀 경제 성장률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 기업이 필리핀에 진입하는 데 평균 106일이 걸릴 정도로 행정 절차도 까다롭다”며, 기업 활동의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역 장벽 완화와 행정 개혁 필요
바레라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무역 규범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지역 무역 협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필리핀이 역내 무역 협정 참여를 확대해 외부 시장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세계은행의 ‘필리핀 경제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3%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확정된 성장률 5.7%보다 낮은 수치다. 성장률은 2026년 5.4%, 2027년 5.5%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 목표치인 6~8%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자파르 알-리카비 세계은행 필리핀 담당 선임 경제학자는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과 외부 수요 둔화가 수출, 서비스업,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런 요인들이 성장률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 하락의 구조적 배경
실제로 필리핀은 올해 1분기 GDP가 전 분기(5.3%)보다 약간 높은 5.4%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 성장률에는 못 미쳤다. 알-리카비 연구원은 “1분기 지표만 봐도 서비스와 산업 분야의 둔화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은 필리핀 정부가 구조 개혁을 통해 성장세를 지키고 가속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한 세제 개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알-리카비는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응하려면 세수-GDP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세제 정책 개선과 납세 준수 강화를 포함한 포괄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개혁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성장 여정을 보호하고 미래의 충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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