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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ASEAN 트레이드] 태국의 대미얀마 수출 급감…국경 교역 직격탄

이찬건 2025-08-19 14:42:29

미얀마, 제2우정의 다리 전격 폐쇄
태국 수출입 물류 대혼란
비공식 무역까지 직격탄
양국 경제·민생 타격 불가피
[기획-ASEAN 트레이드] 태국의 대미얀마 수출 급감…국경 교역 직격탄
HMM

태국-미얀마 국경 교역이 큰 위기에 직면했다. 미얀마 당국이 아무런 예고 없이 태국 매솟-미얀마 먀와디를 잇는 제2우정의 다리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연간 1,300억 바트(약 5조 1,000억 원)에 달하는 국경 교역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카인주 먀와디 현지 당국은 대형 차량과 상업 화물의 통과를 전면 차단했다. 태국 측 세관과 관계 당국에 사전 통보조차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었다.

중앙정부로 수익 집중 노린 조치

이번 조치는 네피도 중앙정부의 지시로 알려졌다. 국경 교역 수익이 오랫동안 국경수비대(BGF)를 비롯한 소수민족 무장세력에 돌아가 왔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직접 장악해 재정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제1우정의 다리는 여전히 보행자와 소규모 현지 교역만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수출입 물량은 대부분 제2다리를 통해 오갔던 만큼, 물류업체와 상인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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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미얀마 국경 무역 성장률 (2025 회계연도)

태국 상공회의소 “정부 협상 시급”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딱 주 상공회의소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논의에 나섰다. 이들은 태국 상무부가 즉각 미얀마 정부와 협상해 교역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태국 당국도 새 규제를 내놓으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오는 20일부터는 모든 수출 화물에 대해 2일 전 사전 통보를 의무화하고, 군·행정·세관이 합동 검사에 나선다. 상인들은 “통관 지연과 상품 훼손 위험이 커져 국경 무역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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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미얀마 수출 (분기별)

수출 급감…“사실상 마비”

매솟 세관 통계는 충격적이다. 분기별 대미얀마 수출 규모가 500억 바트에 육박하던 것이 최근에는 100억 바트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7월) 기준 국경 교역 총액은 1,386억 바트로 전년 대비 78.9% 급증했지만, 이는 수입 급증(142.3%) 덕분이었다. 같은 기간 수출은 오히려 21.3% 감소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휴대전화와 부품, 오토바이, 팜유 등이었고, 수입은 주석광석의 일종인 안티모니 원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추류(건고추·신선고추)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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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

비공식 무역도 타격 불가피

문제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승인 거래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올해 회계연도 기준, 전체 수입의 68.7%, 수출의 61.8%가 비공식 경로를 통해 이뤄졌다. 제2우정의 다리 폐쇄는 이런 비공식 무역까지 위축시켜 국경 지역 경제 전반을 흔들고 있다.

국경 교역은 태국과 미얀마 양국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장기화되면 소규모 상인과 운송업체가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정부 간 신속한 협상이 없을 경우 지역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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