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1.5조 바트 규모의 인프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250개 인프라·주택 프로젝트, 총 1.28경 동(약 1.5조 바트)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다.
목표는 2025년 8% 성장 달성과 이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 ‘아시아의 차세대 호랑이 경제’로 부상하는 것이다. 2045년에는 고소득국 진입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수출 의존 탈피…내수 성장 전략
베트남 경제는 오랫동안 수출과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크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보복 관세 조치 등 대외 변수에 흔들리면서, 하노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내수 진작에 나섰다.
지난해 말 새로 취임한 공산당 서기장 또람(Trọng Lâm)은 “새로운 발전의 시대”를 선언하며 수십 년 만의 대규모 경제 개혁을 공식화했다. 한국과 대만의 발전 모델을 벤치마킹해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끌어올리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전략이다.
눈에 띄는 소득 성장…신흥 제조 강국 부상
베트남의 소득 상승 속도는 눈에 띄게 빠르다. 하노이의 1인당 연소득은 1990년 1,200달러에서 현재 1만6,385달러로 급증했다. 글로벌 제조업 허브로 자리 잡으며 성장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통적인 ‘저임금·수출 주도’ 성장모델은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하이테크 산업, 녹색에너지, 민간 부문 확대 등 새로운 성장 축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태국, 성장 지연에 ‘경고음’
태국개발연구원(TDRI)의 노나릿 비소냐붓 선임연구원은 베트남의 급부상이 태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도 과거 2036년까지 고소득국 진입을 목표로 한 국가 전략을 내세웠지만, 코로나19와 각종 위기로 동력이 약화됐다.
코로나19 이전 태국의 잠재성장률은 연 3.6%였으나, 현재는 2.7~3.0%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고소득국 도달 시점은 기존 목표보다 7~12년 늦은 2088~2093년으로 전망된다.
노나릿 연구원은 “베트남은 관료제 개혁 등 근거 기반의 개혁을 추진해 빠른 발전을 이루고 있다. 반면 태국은 문제를 알면서도 행동이 느리다”고 지적했다.
그는 태국의 현 정책 대부분이 단기적 인기 영합이나 지속 불가능한 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꼬집었다. 대마 합법화, 카지노·주류 규제 완화, 경제성 검증이 부족한 ‘랜드 브리지’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노나릿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은 이미 베트남을 전략 파트너로 우선시하고 있다"며 "만약 태국이 본격적인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잃고 결국 베트남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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