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란의 비석유 제품 주요 수입국 5위에 오르면서 양국 경제 협력이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8차 공동 경제위원회에서는 에너지·금융·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기 협력의 틀이 마련됐다.
이란 관세청(IRICA)에 따르면 올해 이란력 1404년(2025년 3월 21일~7월 22일) 첫 넉 달 동안 러시아가 이란의 비석유 제품 수입국 가운데 다섯 번째를 차지했다. 포루드 아스가리 관세청장은 러시아가 이란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볼파즐 악바르푸르 관세청 기획·국제담당 부청장은 지난 이란력 1403년(2024년 3월~2025년 3월) 동안 이란이 러시아로부터 13억 달러 규모의 비석유 제품을 수입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러시아는 이란의 일곱 번째 주요 수입국이었으나, 올해 들어 순위가 다섯 번째로 올라선 것이다.
모스크바서 열린 18차 공동 경제위원회
양국은 지난 4월 말 모스크바에서 제18차 이란-러시아 공동 경제위원회를 열고 포괄적 협력 강화를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의에는 무역, 금융, 운송, 산업, 보건, 농업, 관광,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위원회가 참여했다.
모신 파크네자드 이란 석유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가즈프롬과의 양해각서, 가스 허브 구축, 석유·가스 상류 분야 협력, 석유제품 스와프 거래 등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며 “장기 협력의 틀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자력 평화 이용 프로젝트, 라슈트-아스타라 철도 건설을 통한 북-남 국제회랑(INSTC) 완성 등 전략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두 번째 수에즈 운하 될 것”
카젬 잘라리 주러 이란 대사는 이번 회의에서 양국 관계를 '황금기'라 표현하며, INSTC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흑해를 넘어 새로운 수출 통로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미 100억 달러를 투입해 북-남 회랑 개발에 나섰다”며 “이 회랑이 완전히 연결되면 이란은 세계의 두 번째 수에즈 운하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대사관청에 따르면 INSTC 화물 운송량은 2022년 370만 톤에서 2023년 3300만 톤으로 급증했다. 동부 노선만으로도 2024년 180만 톤이 오갔고, 올해 초 목표는 300만 톤으로 상향됐다. 그는 “이 회랑 완성은 단순한 물류 이익을 넘어 국가 안보와 국제적 위상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결제 시스템 협력 확대
양국은 금융 협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5월 이란과 러시아는 카드결제망 연동 2단계를 가동했다. 러시아 관광객과 기업인이 이란 내 상점에서 ‘미르 페이(Mir Pay)’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은 이란의 ‘셰탑(Shetab)’ 시스템과 러시아 결제망을 단계적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국경 간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알리 모함마드 무사비 이란 석유부 국제·상업 담당 차관은 “공동 경제위원회는 양국 정치적 의지를 담은 상징적 플랫폼”이라며 “이란 대표단의 적극적 참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려는 테헤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협력 강화 의지 확인
러시아 측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양국 교역은 2024년 약 13% 성장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며 “특히 에너지와 운송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크네자드 장관은 “양국 대통령이 서명한 전략적 협력 조약은 러시아 의회 양원을 통과했고, 현재 이란 의회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양국이 가진 잠재력은 방대하며, 이제 그 일부만 가동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기획-무역 FOCUS] 러시아, 이란 비석유 수입국 5위…양국 협력 ‘황금기’ 진입
[기획-ASEAN 트레이드] 베트남 제조업, 8월 PMI 50.4…성장세 유지했지만 수요 부진 여전
[기획-무역 FOCUS] WTO 사무총장 “세계무역 규칙, 80년 만의 최대 위기”
시리아, 14년 만에 첫 원유 수출…'경제 회복과 국제 재진입 신호탄'
[기획-ASEAN 트레이드] 인니 팜오일 수출 140억 달러 돌파…전년比 32.9% 급증
[기획-관세전쟁의 포화] 미·브라질 통상 마찰 격화…브라질 수출업계 ‘비관 국면’ 진입
[기획-글로벌푸드체인] 파키스탄 수산물, 미국 수출 4년 연장 승인..."해양 포유류 보호 기준 충족"
[기획-ASEAN 트레이드] 캄보디아-베트남 교역, 7개월간 50억 달러 돌파
[기획-메르코스코프] 아르헨, 대중 무역적자 사상 최대…상반기 52억 달러 적자
[기획-ASEAN 트레이드] 글로벌 커피 가격 급등, 베트남에 ‘수출 확대’ 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