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월 수출 증가율이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미 수출 부진이 이어졌지만, 동남아·유럽·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올해 무역흑자는 1조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관총서가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3,220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 조사치의 중간 전망치와 7월의 7.2% 증가율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대미 수출은 33% 급감하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변화로 충격 완화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셸 램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충격은 시장 다변화와 제조업 경쟁력으로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며 “향후 미국 수요 둔화로 점진적 하락세는 불가피하겠지만 초기 우려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출품에 55% 관세를 부과한 이후 글로벌 교역 흐름은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 외 지역으로 수출을 집중하며 올 1~8월 누적 무역흑자를 7,85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분의 1 늘어난 규모다.
신흥시장·EU·아프리카 수출 급증
대체 시장 개척 움직임도 뚜렷하다.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 지역 수출은 23% 급증했고,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로의 수출은 각각 10%, 26% 증가했다. 반면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산업 이익은 7월까지 전년 대비 2% 가까이 줄며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부담을 일부 흡수하며 마진을 깎아내거나, 공급 과잉 업종에서 할인 판매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양광 패널 등 특정 품목은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물동량은 사상 최대
수출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상하이 항만은 지난달 컨테이너 처리량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중국 전역 항만은 5주 연속 65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다만 수출 둔화가 이어질 경우 중국 경제 전반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올해 상반기 GDP는 5.3% 성장했는데, 이 중 수출이 성장 기여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7월 이후 경기 전반이 둔화세로 접어들며 추가 부양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을 5%에 못 미칠 것으로 추산하며 “겨울로 갈수록 경기 부양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흑자 기록 갱신 전망
8월 수입은 1.3% 증가해 무역흑자는 1,0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 흑자는 지난해 기록한 1조 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유예를 11월 초까지 연장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중국의 신규 수출 주문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수요 회복은 불투명하다.
HSBC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요 압력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중국은 내수 진작 정책을 적극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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