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對)러시아 수출이 최근 3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산업품 비중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무역촉진기구(TPO) 중앙아시아·코카서스·러시아 담당 아크바르 고다리 국장은 “이란의 대러 수출이 이란력 1404년(2025~2026년) 말까지 약 1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지난해 11억 달러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그는 “2020~2022년(이란력 1399~1400년) 수출액은 5억 달러 수준이었고, 그중 90% 이상이 과일과 채소였다”며 “현재는 농산물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산업품이 전체의 37%까지 늘어났다. 지난 3년간 수출액은 거의 두 배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중심에서 산업품 중심으로
현재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곡물과 유류종자가 70% 이상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생산설비용 기계류다. 반면 이란의 대러 수출 품목은 농산물 45%, 산업품 37%, 석유화학 및 폴리머 제품 10%, 광물 8%로 구성된다.
이란 외교부는 지난 10월 2일부로 이란-러시아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이 공식 발효됐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 조약은 양국 지도자가 상호 존중과 선린, 공동이익을 바탕으로 외교·경제·국방·에너지·과학기술·문화 등 모든 분야의 관계를 심화시키려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이 조약 발효를 공식 확인하며 양국 관계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조약은 2025년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수드 페죄쉬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것으로, 방위·에너지·금융·운송·산업·농업·과학기술·문화 등 전 부문에 걸친 포괄적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
모스크바는 “이번 조약은 양국 최고 지도부의 전략적 선택을 반영한 결정으로,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 ‘새 국면’ 진입
최근 양국 간 실무 교류도 활발하다. 지난 9월 18일 테헤란에서 모센 팍네자드 이란 석유장관은 세르게이 치비료프 러시아 에너지장관, 가스프롬 CEO 알렉세이 밀러와 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현황과 공동경제위원회 제19차 회의 준비를 논의했다.
팍네자드 장관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8차 위원회 성과를 후속 점검하고, 일부 협력 분야의 세부 조정과 이행 과제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또한 9월 23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이란-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을 위한 첫 공동위원회가 열렸다. 러시아 경제개발장관 막심 레셰트니코프는 “2025년은 양국 경제 관계의 전환점”이라며, 포괄적 전략조약 발효와 EAEU 자유무역협정 시행, 이란의 옵서버 가입 등을 주요 계기로 꼽았다.
그는 “2025년 5~6월 양국 무역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며, “이는 자유무역협정의 효과와 양국 정부의 강한 의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산업광업통상부 장관 세예드 모하마드 아타박은 민간 부문의 역할을 강조하며, 금융거래 제한과 제품 표준 차이 같은 제도적 장벽 해소를 촉구했다. 그는 또 “국제 북-남 수송회랑(INSTC) 완성을 위해 라슈트-아스타라 철도 건설이 곧 착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철폐로 교역 20% 증가
EAEU 자유무역협정은 2023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체결되어 2025년 5월 발효됐으며, 교역 품목의 87%에 대한 관세가 철폐됐다.
이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EAEU 회원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해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러시아(11억 달러), 아르메니아(5억 달러), 카자흐스탄(2억 8,000만 달러) 순으로 수출이 많았다. 반면 수입은 15억 달러로 20% 감소했다.
무역촉진기구장 모하마드 알리 데간 데흐나비는 “이번 FTA는 이란 무역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로,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이 협정 목표의 절반을 담당할 핵심 부문”이라며 “민간기업이 유라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 제품에 가장 유망한 시장 중 하나”라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수출 다변화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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