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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3분기 성장 ‘예상 웃돌아’…중앙은행 “2026년 둔화 불가피”

이한재 2025-10-14 12:04:35

제조업·건설업 둔화, 서비스업도 힘 빠져
통화당국, 금리 동결…“성장은 정상화 국면”
물가 안정세 지속…완화 전환은 아직 일러
수출 부진 여전, 미·중 동반 감소세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3분기 성장 ‘예상 웃돌아’…중앙은행 “2026년 둔화 불가피”
머스크

싱가포르 경제가 3분기(7~9월)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내년 이후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MTI)는 발표한 잠정치에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1.9%)를 크게 웃돈 수치다. 다만 전 분기(4.5%)보다는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계절 조정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1.3% 성장해, 2분기(1.5%)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3분기 성장 ‘예상 웃돌아’…중앙은행 “2026년 둔화 불가피”
싱가포르 부문 성장 -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대 2025년 3분기)

제조업·건설업 둔화, 서비스업도 힘 빠져

3분기 성장세는 제조업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제조업은 2분기 5% 증가에서 사실상 보합으로 돌아섰고, 건설업도 6.2%에서 3.1% 증가로 성장 폭이 줄었다.

MTI는 “바이오의약품과 일반 제조 부문 생산이 줄어든 반면, 다른 제조업 부문은 소폭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성장률은 0.2%로, 2분기(1.7%)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됐다. 도·소매, 운송·물류 부문에서의 위축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로이드 찬 선임 애널리스트는 “전년 대비 4.5% 성장했던 2분기와 비교하면 둔화된 수치지만, 세계 무역 둔화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3분기 성장 ‘예상 웃돌아’…중앙은행 “2026년 둔화 불가피”
싱가포르 GDP 성장률 - 2025년 3분기

통화당국, 금리 동결…“성장은 정상화 국면”

이 같은 흐름 속에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7월에 이어 통화정책을 동결했다. 중앙은행은 “무역 관련 부문이 정상화되면서 전체 성장률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MAS는 인공지능(AI) 분야의 글로벌 투자 확대가 제조업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인프라 투자와 완화적 금융 환경이 건설 및 금융 서비스업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AS는 “2026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성장률이 장기 추세 수준으로 낮아지고, 생산 격차도 0%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3분기 성장 ‘예상 웃돌아’…중앙은행 “2026년 둔화 불가피”
머스크

물가 안정세…“완화 신호는 아직 일러”

미즈호증권의 비슈누 바라단 매니징 디렉터는 “헤드라인과 근원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둔화된 상황이지만, 이번 동결은 ‘비둘기파적 완화’가 아니라 ‘안정적 유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8월 0.3% 상승에 그쳐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화청은 “서비스 가격 상승세가 완화되며 단기적으로 물가가 안정될 전망”이라며 “2025년 평균 0.5%, 2026년에는 0.5~1.5% 수준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라단은 “싱가포르 달러 환율 조정이 이뤄지려면 수요 충격이 발생해야 할 것”이라며 완화 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수출 둔화 여전…美·中 모두 감소세

싱가포르의 비(非)석유 국내수출(NODX)은 8월 기준 전년 대비 11.3% 감소해 2024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줄었으며, 반면 유럽연합(EU), 대만, 한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미국향 수출은 7월 42.8% 급락에 이어 8월에도 28.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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