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필리핀 수입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의 의류 수출이 올해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 미국 바이어들과의 ‘관세 분담제’가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절감과 경쟁력 제고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리핀 해외구매자협회(FOBAP)의 로버트 영 회장은 “8월부터 미국의 관세가 적용됐지만, 시행 초기부터 선적이 앞당겨지며 수출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10억 달러 수출 달성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미국, 8월부터 19% 관세 부과... 업계는 ‘공동부담 체제’로 대응
미국은 지난 8월 7일부터 필리핀산 의류 및 의류 액세서리 품목에 대해 19%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필리핀 의류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주요 수출업체들은 바이어와의 협상을 통해 ‘관세 분담제’를 도입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 제도는 바이어와 수출업체가 관세 부담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방식이다. 일부 미국 바이어들은 수출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관세를 100% 부담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영 회장은 “이 같은 협의는 우리 업계에 당분간 숨통을 트여주는 조치”라며 “그러나 언제까지 바이어들이 부담을 떠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우리 스스로 원가 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력비·물류비 등 원가 부담 커... 경쟁국 대비 단가 높아”
필리핀은 이미 방글라데시, 베트남, 중국 등과 비교해 생산단가가 높은 국가로 꼽힌다. 전력비와 물류비, 행정비용 등 경영환경이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영 회장은 “관세 이전에도 이미 우리 제품의 가격이 경쟁국 대비 높았다”며 “이번 관세 조치는 그런 구조적 약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업계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제조공정의 자동화와 공급망 효율화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기 불확실성·정책 리스크... “2026년은 예측 불가의 해”
업계는 무엇보다 미국의 통상정책 방향을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영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이에 따른 무역정책 변화가 업계의 최대 리스크”라며 “2026년은 불확실성이 가장 큰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책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수출업체들이 자체적인 비용 절감과 신시장 개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실적은 소폭 증가세... 작년에는 6% 감소
필리핀 통계청(PS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의류 및 액세서리 수출액은 5억 4,405만 달러로, 전년 동기(5억 2,053만 달러) 대비 4.5% 증가했다.
그러나 필리핀 의류수출협의회(CWEPI)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의류 수출액은 6억 6,175만 달러로, 2023년의 7억 563만 달러에서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회복이 더디고, 주요 수입국의 소비 위축이 이어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필리핀 정부 “내년 중 미 관세 협상 타결 기대”
필리핀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 및 통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무역산업부의 알란 젭티 차관은 “미국 측과의 협의가 진전되고 있다”며 “최근 논의 결과를 보면 내년 중에는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가 철회되거나 조정될 경우, 필리핀 의류산업은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회복의 관건은 구조 개혁과 기술 경쟁력”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관세 분담보다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필리핀경제연구소의 마리아 로하스 연구위원은 “인건비 절감이나 단순 생산 효율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친환경 원단, 디지털 패턴 설계, 자동 봉제 시스템 등 기술 집약형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베트남 등 경쟁국들은 이미 고부가가치 섬유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필리핀이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생산비용 절감뿐 아니라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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