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MEAN 다이버전스] 이란 자유무역구역 수출 19% 증가…디지털·금융 중심 구조개편 속도

이란 자유무역·특별경제구역의 상품 및 서비스 수출액이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이란력 기준 올해 첫 8개월(3월 21일~11월 21일) 동안 자유무역·특별경제구역의 수출액은 9억9,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레자 마스루르 이란 자유무역·특별경제구역 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최근 정부가 자유구역 전환 로드맵을 담은 ‘전환 문서’를 최종 확정하고, 디지털 경제 육성을 위한 별도 문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획은 자유구역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재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유구역 기능별 특화 전략 본격화

전환 문서에 따라 각 자유구역은 비교우위에 기반한 기능별 특화 전략을 추진한다. 키시(Kish) 자유구역은 금융·디지털 경제 허브로, 아라스(Aras) 자유구역은 물류·환승 거점으로 각각 육성된다. 각 구역은 이를 토대로 5개년 발전 계획을 수립해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마스루르 사무총장은 디지털 경제 문서가 조만간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며, 자유구역을 국가 차원의 디지털 경제 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자유구역법 개정안 역시 최고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계 부처에 제출돼 입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인프라 사업 다수 진행… 재원 조달이 관건

인프라 확충은 여전히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현재 수십 건의 인프라 사업이 진행 중이며, 재원 조달이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민관 협력 지침과 신규 금융기법 도입 이후 사업 추진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자유구역 내 수입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전문 통관 제도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사예드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장관은 자유구역이 분권화와 규제 완화를 포함한 경제 개혁의 시험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유구역 전용 금융 시스템 구축과 함께 상업은행 지정, 독립 상공회의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으며, 아라스 자유구역을 시범 지역으로 선정했다. 세제 부담 완화와 ‘자유구역 시민 카드’ 도입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민영화·수출 확대… 제재 속 성장 거점 부각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열린 국가 투자 포럼에서 민영화 확대, 수출 중심 성장, 민간 부문 참여 강화를 자유구역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자유구역 내 국제 증권거래소 설립, 기술단지 조성, 국제 운송 회랑 확장 등도 검토 중이다. 이란 당국은 자유구역을 제재 환경 속에서도 경제 활력을 유지하는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자유구역을 대상으로 한 국가 스마트 전환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관광·물류·행정 분야를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통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디지털 기반의 경제 회복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란의 자유무역구역은 1989년 비(非)석유 수출 확대를 목표로 도입됐다. 키시·케차바하르 등 남부 자유구역은 인도양 교역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안잘리 등 북부 지역은 카스피해 연안 교역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정부는 자유구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프라 개선과 제도 개편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