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5% 성장률을 기록하며 정부 목표치를 충족했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은 채 수출에 성장 동력을 의존한 결과로, 단기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21년 부동산 시장 붕괴 이후 소비 진작보다는 제조업과 산업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는 성장 전략을 택해왔다. 그 결과 생산 과잉이 고착화됐고, 기업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지난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1조 2,000억 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규모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먹는 경제 규모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20%가량 감소했지만, 유럽과 중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급증하며 이를 상쇄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피해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남부에서 가방과 산업 장비 등을 생산하는 공장 3곳을 공동 운영하는 데이브 퐁은 “미국 비중은 과거 주문의 15%에 달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며 “유럽과 중남미 시장에서 충분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과 내수의 온도차…‘혹한기’ 접어든 국내 경제
그러나 수출 중심 산업의 선전과 달리 내수 경제는 뚜렷한 침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발표된 경제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산업 생산은 5.9% 증가했지만, 소매 판매 증가율은 3.7%에 그쳤다. 부동산 투자는 17.2%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소비 중심 구조로 전환하지 못할 경우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는 올해도 5% 안팎의 성장 목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지만, 로이터 설문조사에서는 2026년 성장률이 4.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의존 전략의 한계도 분명하다. 지난해와 같은 속도로 무역흑자가 늘 경우, 2030년에는 프랑스, 2033년에는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맞먹게 된다.
이에 대해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크리스토퍼 베도어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흑자 확대는 결국 해외에서 보호무역 반발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5%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3분기(4.8%)보다 둔화되며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발목을 잡았다.
강이 국가통계국장은 “지난해 경제 성과는 쉽지 않게 달성된 것”이라며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고정자산 투자는 3.8% 감소해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방정부들이 부채 축소에 나서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제동을 건 영향이다.
민간 투자도 6.4% 줄었다. 기업들은 수요 부진과 수익성 악화 속에서 신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부동산·인프라용 배관 밸브를 생산하는 동부 지역의 공장주 스콧 양은 “부동산이 흔들리면 산업 전체가 직격탄을 맞는다”며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수익이 좋지 않아 설비 투자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소비 진작 ‘미흡’…정책 전환 요구 커져
중국 중앙은행은 중소기업 지원과 신용 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기업 대상 1조 위안 규모의 신규 금융 프로그램을 포함한 통화 완화 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자금 공급보다 수요 회복이 문제”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정부는 연금과 복지 지출을 소폭 늘리고, 소비재 보조금 정책을 올해까지 연장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인구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차루 차나나 삭소은행 수석 투자전략가는 “정책이 보다 과감하게 가계와 소비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내년 성장률은 4% 초중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직 IT 기업 직원이었던 36세 장 씨는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 경제가 버텨낼 것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낙관적”이라면서도 “개인 소비는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2,000위안짜리 물건도 부담 없이 샀지만, 지금은 20위안짜리를 고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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