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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무역 FOCUS] 세계은행, 중동전쟁 여파에 세계 성장률 2.5%로 하향

이한재 2026-06-12 11:29:13

호르무즈 봉쇄로 에너지 가격 급등
금융시장 충격 땐 성장률 1.3% 우려
중동 산유국 성장 전망 큰 폭 조정
개도국 소득 추격도 ‘잃어버린 10년’ 경고
[심층-무역 FOCUS] 세계은행, 중동전쟁 여파에 세계 성장률 2.5%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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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이 중동전쟁 장기화 여파를 반영해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 공급 차질과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칠 경우 세계 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반기 보고서인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세계 성장률은 2.9%로 집계돼 1월 추정치보다 0.2%포인트 상향됐지만, 올해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며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다.

중동전쟁 장기화, 세계 성장률 끌어내렸다

이번 전망 하향의 핵심 배경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전쟁이다. 전쟁이 넉 달째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됐고, 이에 따라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세계은행은 전쟁 여파로 전체 국가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으며, 특히 에너지 수출 차질이 큰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중동 산유국의 조정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미 세계 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은행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94달러로 가정했다.

이는 2025년 대비 36% 높은 수준이다. 이 경우 에너지 공급 차질은 7월 말까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전망은 더 악화된다. 세계은행은 국제유가가 평균 배럴당 115달러까지 오를 경우 세계 성장률이 2.1%로 낮아지고, 물가 상승률은 4.4%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에너지 충격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질 경우 성장률은 1.3%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층-무역 FOCUS] 세계은행, 중동전쟁 여파에 세계 성장률 2.5%로 하향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추이

에너지 충격,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이 가능성

세계은행은 에너지 가격 충격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상호 증폭될 경우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부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와 금융 압력이 동시에 강화될 경우 세계 경제 전망은 매우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며 “에너지 충격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이되면 신뢰가 급격히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2027년과 2028년 세계 성장률이 각각 2.8%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2010년대 평균 성장률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인구 증가세 둔화, 민간투자 부진, 공공투자 감소, 공공부채 확대, 세계 교역 성장 둔화 등이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꼽혔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세계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나 2018년과 비교해도 회복력이 훨씬 약해졌다”며 “향후 수년간 세계 경제는 높은 정책 불확실성, 물가 압력, 고금리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의 충격은 더 크다. 세계은행은 올해 개발도상국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했다. 이는 2025년 4.4%에서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이다.

보고서는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다수 개발도상국이 선진국과의 1인당 소득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심층-무역 FOCUS] 세계은행, 중동전쟁 여파에 세계 성장률 2.5%로 하향
주요국·지역별 2026년 성장률 전망

중동 산유국 타격 확대…인도는 고성장 유지

주요국별로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2%로 유지됐다. 다만 2027년 2.1%, 2028년 2.0%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 성장률은 2025년 1.4%에서 올해 0.8%로 낮아질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0.7%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2%로, 기존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은 5.0%였다.

중동·북아프리카·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지역의 성장률 전망은 가장 크게 낮아졌다. 세계은행은 해당 지역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보다 2.7%포인트 낮춘 1.6%로 제시했다. 지난해 4.0% 성장에서 급격히 둔화되는 흐름이다. 다만 전쟁 충격이 완화될 경우 2027년에는 5.0% 성장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심층-무역 FOCUS] 세계은행, 중동전쟁 여파에 세계 성장률 2.5%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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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로는 UAE의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하향됐다. 세계은행은 UAE의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는 1월 전망치 5.0%는 물론 지난해 성장률 6.2%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튀르키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0.9%포인트 낮아진 2.8%로 조정됐다.

반면 인도는 주요 대형 경제권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인도의 올해 성장률을 6.6%로 전망했다. 지난해 7.0%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향후 20년간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중동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 금리, 금융시장, 식량 공급망까지 동시에 흔드는 복합 위기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비료 가격 상승은 농산물 생산비 부담을 키워 식량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과 저소득국의 경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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