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경기종합판단지표가 일부 생산·근로 관련 지표의 약세로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다. 다만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경기 확장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종합판단지표는 산업·서비스업 초과근로시간과 제조업 매출 지표가 각각 1점씩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반면 통화량 지표는 1점 상승했다.
주가와 산업생산, 상품 수출, 기계·전기장비 수입, 도소매·음식점 매출, 제조업 기업심리 등 나머지 6개 세부 지표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고성장 기저효과에 하반기 둔화 전망
천메이쥐 NDC 경제발전처장은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 경제는 견조한 투자와 수출 수요의 수혜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상반기 성장률이 높았던 만큼 하반기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주계총처는 하반기 국내총생산(GDP)이 6.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률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둔화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NDC는 향후 경기종합판단지표가 현재보다 한 단계 낮은 ‘황적색’ 구간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표 하락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전반적인 경제 여건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선행·동행지수 동반 상승
향후 6개월의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 103.81로 전월 대비 0.55% 상승했다. 주가와 반도체 장비 수입, 제조업 심리, 수출 주문 등이 개선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건설 착공과 고용 관련 지표는 하락했다. 부동산과 고용시장 일부에서 조정 신호가 나타났지만, 수출 제조업의 회복세가 이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는 108.11로 전월 대비 1% 올랐다. 도소매·음식점 매출과 산업생산, 전력 소비, 자본재 수입 증가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다만 수출액과 초과근로시간의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
기업 실적·증시 상승이 소비 뒷받침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도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수익 증가가 임금 인상과 배당 확대로 이어지면서 가계 소비 여력을 높이고 있다는 게 NDC의 설명이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증시에 따른 자산 효과와 대형 공연·스포츠 행사, 정부의 국내 여행 보조금 정책도 민간 소비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투자 부문에서는 반도체와 AI 공급망 기업의 설비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대만 내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민간투자 증가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됐다.
AI 수요가 성장축…통상·물가 불확실성은 부담
대만 경제의 성장 전망은 AI 관련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의 자본지출 확대와 AI 서버 사양 고도화, 반도체 및 AI 공급망 확장이 대만의 수출과 설비투자를 견인하고 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이다. NDC는 이란과 미국 간 협상 경과, 글로벌 물가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가 향후 대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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