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의 무역협정이 잠정 발효됐지만 농축산물 수출쿼터의 국가별 배분 기준을 둘러싼 회원국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7월 1일 현재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는 장기적인 쿼터 배분 원칙에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EU·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지난 5월부터 잠정 적용됐다. 협정에 따라 메르코수르는 쇠고기와 가금육, 설탕, 쌀, 꿀 등 주요 농축산물을 일정 물량까지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로 EU에 수출할 수 있다. 그러나 EU가 제공한 물량은 회원국별로 구분되지 않은 메르코수르 공동쿼터여서, 이를 각국에 어떻게 나눌지가 새로운 통상 현안으로 부상했다.
파라과이는 주요 품목의 쿼터를 회원국마다 25%씩 균등하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르코수르가 동등한 회원국으로 구성된 공동시장인 만큼 기존 수출실적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파라과이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으로 주변국 항만과 내륙수로를 이용해야 해 다른 회원국보다 높은 물류비를 부담한다. 과거 EU 수출이 적었다는 이유로 쿼터까지 적게 배정되면 구조적인 불이익이 고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기존 EU 수출실적과 검역 인증, 공급계약, 실제 수출능력을 배분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균등 배분을 적용하면 수출 준비가 부족한 국가에 쿼터가 묶이면서 메르코수르 전체가 확보한 물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논리다. 잠정 적용 초기 일부 품목에서는 먼저 수출 조건을 충족한 기업이 물량을 가져가는 선착순 방식이 활용돼 기존 유럽 거래망이 강한 국가가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파라과이는 협정 체결의 혜택이 수출 기반을 갖춘 회원국에만 집중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도 쿼터 균등 배분 요구는 정치적 고집이 아니라 회원국 간 형평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순시온 소재 라플라타 통상정책연구소의 마르틴 베니테스 수석연구원은 “수출쿼터 배분 기준 확정이 늦어질수록 회원국 정부와 수출기업은 장기 공급계약과 생산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갈등은 단순히 농축산물 물량을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메르코수르가 회원국 간 경제력과 수출 기반, 물류 여건의 차이를 제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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