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6일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를 통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지난 6개월간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이 확대됐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 금융기관은 여전히 건전한 자본 구조와 유동성 기반을 유지하며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크리스찬 호크스비(Christian Hawkesby) RBNZ 총재는 보고서에 첨부된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미국이 뉴질랜드를 포함한 주요 무역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지속하면서 무역 관련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무역전쟁 우려는 일시적으로 완화된 듯 보이지만, 향후 전개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우며 상당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융 안정 보고서는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고금리 환경, 지정학적 갈등, 공급망 차질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시장 변동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국의 금융기관들이 시스템 리스크에 더욱 민감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경우, 중앙은행은 자국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 완충력과 유동성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어 외부 충격에도 신용 공급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RBNZ는 국내 은행들이 지난 수년간 강화된 규제와 자본 요구 기준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해왔으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지킬 수 있다고 밝혔다.
호크스비 총재는 “우리 은행들은 위기 상황에도 고객과 기업을 위한 신용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인해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어, 전반적인 수익성 유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 경제는 작년 4분기에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회복세는 미약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높은 기준금리로 인한 대출 억제, 증가하는 실업률, 그리고 취약한 주택시장 상황이 국내 수요를 제약하며 경제 활동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고용 통계에 따르면 실업률은 5.1%로 집계되며 노동시장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상승한 수치로, 고금리 환경과 맞물려 소비와 투자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일부 긍정적인 지표도 함께 제시했다. 보고서는 “차입 비용의 하락과 농산물 수출 가격 상승이 가계와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는 향후 경기 반등의 여지를 열어둘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BNZ는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총 200베이시스 포인트 인하하여 현재 3.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통화완화 조치를 올해 내 단행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마지막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금융 시스템의 신뢰성과 유연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거시건전성 정책과 금리 정책을 통해 뉴질랜드 경제의 안정과 회복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중앙은행, 금융 안정 보고서 발표… “세계 불안정성 속에도 금융 시스템은 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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