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철강 수출이 올해 이란력 기준 새해(3월 21일 시작) 이후 4개월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란철강생산자협회(ISPA)에 따르면 이 기간 철강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나 46만 9,000톤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철강 생산·가공 전 단계의 전체 수출액도 23억 달러를 넘어, 지난해보다 7% 성장했다. 국제 제재와 물류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란 철강업계가 해외 판로 확대에 성공한 셈이다.
빌렛·블룸 수출 반등, 정광 수출 급증
제품별로 보면, 상반기 초까지 부진했던 빌렛과 블룸 수출이 뚜렷하게 회복했다. 1분기에는 전년 대비 8% 감소했지만, 4개월 누계에서는 15% 증가로 돌아섰다.
원자재 부문도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특히 철광석 정광 수출이 전년 대비 78% 급증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 원자재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지만, 동시에 국내 제조업계에서는 공급 부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재 속 수출 확대…아시아·아프리카가 핵심 시장
이란은 서방의 경제 제재와 해상 운송·결제 제한 속에서도 해외 수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주요 수출 시장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이며, 최근에는 건설 자재 수요가 늘고 있는 아프리카로도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란은 철강 제품 1,000만 톤 이상을 수출해 6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물류와 금융 측면에서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과 꾸준한 공급 능력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수출 확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공급과 해외 판매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란 내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주택 공급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으로, 내수 철강 수요 역시 만만치 않다. 만약 원자재가 대규모로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내 생산용 원료 확보가 어려워져 장기적으로 철강 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방향과 업계 논쟁
이란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단순한 철광석 원자재 수출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완제품과 가공제품 수출을 장려해왔다.
그러나 2025년 들어 정광 수출이 급증하면서 업계 내에서는 원자재 수출을 일정 부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부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 외화 수입보다는 국내 제조 역량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공급을 끊지 말아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ISPA는 성명을 통해 “국내 수요를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수출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철소 현대화, 에너지 효율 향상, 항만·물류 인프라 확충 등 중장기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수요 회복세에 맞춘 전략
세계 철강 수요는 2024년 건설·제조업 부문 둔화를 거친 뒤, 2025년부터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철강업계는 이 기회를 활용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핵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출량과 품질을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ISPA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공급자 이미지를 굳히는 것이 향후 10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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