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해상 통행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며 국제 에너지 시장의 긴장도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기업 ADNOC(Abu Dhabi National Oil Company)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저장 공간 확보를 위해 해상 유전 생산량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감산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서 생산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쿠웨이트석유공사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 통항에 대한 이란의 위협이 이어지자 유전과 정유시설 생산량을 낮추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토요일 기준 하루 약 10만 배럴 감산을 시작했으며, 이후 저장 상황과 해협 통행 여건에 따라 감산 규모를 최대 30만 배럴 수준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마비…글로벌 공급망 긴장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현재 해협 통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중동 지역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국제 유가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93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며 2년여 만에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UAE, 우회 송유관 활용해 공급 유지 시도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수출 인프라를 활용해 공급 차질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ADNOC는 하루 약 150만 배럴 규모의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아부다비에서 푸자이라(Fujairah) 항으로 직접 운송할 수 있는 설비를 운영하고 있어 해협 통과 없이도 일부 수출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육상 유전 생산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또는 생산 차질은 이미 연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라크는 저장 시설 포화로 인해 지난주부터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최대 정유시설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했다. 카타르 역시 드론 공격 여파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플랜트를 폐쇄한 상태다.
유가 급등에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쿠웨이트는 이번 사태로 원유 및 정유제품 판매 계약에 대해 포스마쥬르(force majeure)를 선언했다. 이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 상황으로 인해 계약 이행이 어려울 경우 책임을 면제받는 조항이다.
쿠웨이트의 원유 생산량은 올해 1월 기준 하루 약 257만 배럴 수준이며, 주요 정유시설인 알주르(Al-Zour), 미나 알아흐마디(Mina al-Ahmadi), 미나 압둘라(Mina Abdullah) 정유공장의 총 정제 능력은 하루 약 140만 배럴 규모다. 특히 알주르 정유공장은 중동 최대 규모의 정유 시설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한편 미국 내 에너지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미국 휘발유 가격은 2024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미국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사이 20달러 이상 상승한 것으로, 1980년대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중동 충돌로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는 당분간 오르겠지만 이후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며 중동 분쟁이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 여부가 향후 국제 에너지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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