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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수출 증가세 둔화…에너지 가격·관세 리스크 확대

이한재 2026-03-25 12:24:00

NODX 4% 증가…전월 대비 성장세 둔화
AI 수요에 전자제품 호조…비전자 부진
美 수출 감소…관세·무역 리스크 영향
이란 전쟁發 유가 급등…수출 전망 불확실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수출 증가세 둔화…에너지 가격·관세 리스크 확대
HMM

싱가포르의 핵심 수출이 2월 들어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 미국의 추가 관세 가능성이 향후 무역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기업청(Enterprise Singapore)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석유 현지 수출(NODX)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이는 6개월 연속 증가세지만, 1월(수정치 9.2%) 대비 상승폭은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시장 전망치(5.3%)에도 못 미쳤다.

춘절 효과를 반영해 1~2월을 합산하면 NODX는 6.7%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AI 수요에 전자 수출 급증…비전자 부문 부진

전자제품 수출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월 전자제품 수출은 전년 대비 43.2% 증가했으며, 디스크 미디어 제품은 96.3% 급증했다. 반도체(집적회로)는 51.2%, PC는 22.9% 증가했다.

반면 비전자 부문은 부진했다. 비전자 NODX는 전년 대비 6.9% 감소하며 1월(-3.1%)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식품 가공품, 석유화학, 비통화용 금 등 전반적인 품목에서 감소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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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싱가포르 수출 구성 및 추이

대미 수출 엇갈린 흐름…관세 영향 본격화

지역별로는 한국, 대만, 홍콩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반면, 미국과 인도네시아향 수출은 감소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비전자 수출은 59.2% 급감했으며, 전자 수출은 오히려 약 95% 증가하며 대비를 보였다.

비석유 재수출은 2월 21.9% 증가했으며, 특히 PC 재수출이 454.3% 급증하며 2025년부터 이어진 상승 흐름을 강화했다.

DBS은행의 추아 한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자제품 수출이 비전자 대비 우수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AI 수요 확대에 따른 효과”라며 “싱가포르는 AI 공급망 상류 기업에 대한 수출 증가로 간접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수출 증가세 둔화…에너지 가격·관세 리스크 확대
시장별 수출 변화와 전자제품 성장률 비교

유가·공급망·무역정책 삼중 리스크 확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시아나 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수출은 강한 모멘텀으로 출발했지만, 향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20%가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3월 9일 배럴당 119.5달러까지 상승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유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두 달간 평균 14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26년 글로벌 GDP가 약 0.7%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실질 소득을 압박하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동 지역 긴장 고조는 전자제품 생산에 필요한 헬륨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카타르는 주요 헬륨 공급국으로, 공급 차질 시 반도체 산업에도 파급이 예상된다.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수출 증가세 둔화…에너지 가격·관세 리스크 확대
HMM

여기에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1일 싱가포르를 포함한 15개 교역국을 대상으로 과잉 생산 관련 조사를 개시했으며, 최대 100% 이상의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강제노동 관련 조사를 추가로 착수했다. 현재 싱가포르의 대미 수출품에는 의약품과 반도체 일부를 제외하고 10%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수요가 전자 수출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싱가포르의 수출 모멘텀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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