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자유무역협정(FTA) 전면 개편에 착수하며 통상 질서 재편의 신호탄을 쐈다. 기존 상품·서비스 중심 협정을 넘어 디지털 경제와 공급망 협력을 포함한 ‘신통상 규범’ 구축이 핵심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아세안과 FTA 개선을 위한 공동위원회를 열고 협상 구조와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양측은 오는 6월부터 상품, 서비스, 투자, 디지털 통상 등 분야별 분과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아세안 FTA는 2007년 발효 이후 교역 확대를 이끌어 왔지만, 디지털 무역이나 공급망 안정과 같은 최근 통상 환경 변화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은 협정의 적용 범위를 미래 산업과 신통상 영역까지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디지털 무역 규범 도입과 데이터 이동, 전자상거래,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포함될 전망이다. 여기에 핵심광물과 제조 공급망 협력을 결합해 전기차, 반도체 등 전략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베트남의 희토류, 인도네시아의 니켈 등 자원과 연계한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 진출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아세안을 핵심 협력 파트너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단순한 협정 개정이 아니라 통상 구조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중앙경제관리연구소(CIEM) 응우옌 티 란 연구원은 “이번 FTA 개편은 아세안과 한국 간 통상 관계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상품 중심 교역에서 데이터·기술·자원 중심 협력으로 무게축이 이동하면서 양측 경제 협력의 질도 한층 고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협상 과정에서는 디지털 규범과 시장 개방 수준을 둘러싼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한·아세안 FTA는 약 20년 만에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통상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각국의 산업 보호와 규범 수준 차이를 둘러싼 이견 조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이 성사될 경우, 한·아세안 경제 협력은 기존 제조·교역 중심에서 디지털과 공급망을 아우르는 입체적 협력 구조로 진화할 전망이다.
한·아세안 FTA 19년 만에 전면 개편…디지털·공급망 중심 ‘신통상 체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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