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심층-ASEAN 트레이드] 호르무즈 봉쇄 직격탄 맞은 태국…중동 수출 57% 급감

이찬건 2026-05-11 12:07:42

물류 차질에 중동 수출 급감
UAE·사우디 수출 두 자릿수 감소
태국, 인도·아세안 대체시장 확대
국제유가 상승에 수출 부담 확대
[심층-ASEAN 트레이드] 호르무즈 봉쇄 직격탄 맞은 태국…중동 수출 57% 급감
MSC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글로벌 물류망 혼란이 심화되면서 태국의 중동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정부는 인도·아세안·중앙아시아 등 대체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운송비 부담 확대가 수출 전반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국 상무부 산하 무역정책전략국(TPSO)에 따르면 올해 3월 태국의 대(對)중동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1% 감소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해상 물류 차질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태국 정부는 미·중 갈등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중동 시장을 새로운 수출 성장 축으로 육성해왔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기존 수출 구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그러나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태국 수출업체들은 물류 대란과 운송비 급등이라는 복합 충격에 직면하게 됐다.

태국 상무부 관계자인 난타퐁 치랄러스퐁 TPSO 국장은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내 전략시설 공격 이후 중동 지역 항로와 항공 운항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심층-ASEAN 트레이드] 호르무즈 봉쇄 직격탄 맞은 태국…중동 수출 57% 급감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운송망 마비

2월까지만 해도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미 선적된 물량이 대부분 통관 절차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실제 태국의 2월 중동 수출은 오히려 19.4% 증가했다.

하지만 3월 들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항만 적체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선박들은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했고, 이에 따라 운송 기간과 물류 비용이 동시에 급등했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 우려로 중동 지역 바이어들이 신규 주문을 보류하면서 현지 수요도 빠르게 위축됐다.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이 67.1% 감소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55.5%, 튀르키예는 20.5% 줄었다.

품목별 충격도 컸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53.5% 감소했으며 보석·귀금속은 67.5% 급감했다. 에어컨 및 부품은 41.4%, 고무제품은 55.1%, 수산가공품은 47.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심층-ASEAN 트레이드] 호르무즈 봉쇄 직격탄 맞은 태국…중동 수출 57% 급감

전체 수출은 선방…미·일·유럽 수요가 버팀목

다만 중동 시장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아 태국 전체 수출은 아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수출 비중은 올해 3월 기준 전체의 1.6% 수준으로, 지난해 3.7% 대비 크게 축소됐다.

태국의 전체 수출은 미국·일본·유럽·남아시아·호주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3월에도 18.7%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국제유가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되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소비 둔화와 구매력 약화로 이어져 태국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2.3%, 유럽연합(EU)은 1.1%, 중국은 4.4%, 일본은 0.7%로 각각 낮아졌다.

[심층-ASEAN 트레이드] 호르무즈 봉쇄 직격탄 맞은 태국…중동 수출 57% 급감
MSC

태국 정부, 인도·아세안 중심 대체시장 공략

태국 정부는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응해 수출 전략 수정에 착수했다.

우선 상무부 해외무역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체 물류 경로와 신규 유통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자재 공급선 다변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중동 항로 의존도가 낮은 인도·남아시아·아세안·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서부 및 내륙 2선 도시 진출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태국 정부는 식량안보 수요 확대 흐름을 활용해 식품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물류 리스크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디지털 콘텐츠·게임·소프트웨어·의료·웰니스 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태국의 대이란 직접 수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간접 충격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opyright ⓒ 국제통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