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8월 비석유 수출 46.2% 급증…AI 투자에 전자제품 수출 131.8%↑
시장 전망치 35.1% 웃돌아 대미 전자제품 수출 342.4% 증가 중국향 수출 86.7%↑…비전자도 회복 기저효과·미국 통상조사에 둔화 우려

싱가포르의 8월 비석유 국내 수출(NODX)이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6.2% 증가했다. 전자제품 수출이 130% 넘게 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전문가들은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이 같은 증가율이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싱가포르 기업청(Enterprise Singapore)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비석유 국내 수출 증가율은 7월의 24.1%를 크게 웃돌았다.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5.1%도 상회했다.

전자제품 수출 3개월 연속 세 자릿수 증가
전자제품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31.8% 증가했다. 7월 증가율 112%보다 높으며, 3개월 연속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디스크 미디어 제품이 290.2%, PC가 237.9%, 집적회로가 90.9% 늘었다. 비전자제품 수출은 7월 2.3% 감소에서 8월 12% 증가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싱가포르의 주요 전자제품 수출 시장 가운데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대미 전자제품 수출은 342.4% 늘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로의 전자제품 수출도 7월과 비교해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제스터 코 UOB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AI 솔루션 도입 확대로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국 전자제품 수출 증가율은 7월 58.5%에서 8월 86.7%로 높아졌다. 메이뱅크의 츄아 학빈·브라이언 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현대적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 칩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부품 수요 지속
츄아 한텡 DBS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공급 제약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관련 하드웨어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이 싱가포르 수출을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전자제품에서는 비화폐용 금 수출이 67%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특수기계는 57.7%, 의료기기는 22.1% 증가했다. 다만 츄아 이코노미스트는 비전자제품 수출 회복에 지난해 실적이 낮았던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원료 공급 제약과 석유화학 제품 수출 부진도 부담으로 꼽았다.
셀레나 링 OCB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메모리 가격과 첨단 패키징 수요, AI 서버 주문량이 향후 수출 흐름을 가늠할 지표라고 설명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설비투자와 각국의 AI 인프라 투자, 클라우드 투자가 싱가포르 제조업 생태계를 거치는 부품 수요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투자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 단계를 넘어 기업 전반의 도입과 상용화로 확산하면 지역본부 운영, 금융서비스,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서비스 분야에도 수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기저효과에 하반기 증가율 둔화 전망…미국 통상정책도 변수
링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 확대가 2025년 말부터 본격화됐고 지난해 8월 수출 실적도 낮았던 만큼, 올해 8월의 46.2% 증가율을 앞으로의 추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수요가 견조하더라도 비교 기준이 높아지는 영향으로 2026년 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 변수도 남아 있다. 미·중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기술 규제와 관세, 미국의 경기 둔화 또는 침체가 AI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9월 16일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DBS는 미국이 강제노동 관련 의혹을 근거로 7월 말부터 일부 싱가포르산 제품에 부과한 12.5% 관세가 각종 면제 조항 덕분에 현재까지 대미 비석유 국내 수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불공정 무역 관행 의혹과 관련해 진행 중인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는 향후 싱가포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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