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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베트남, 美 우회수출 압박에 원산지 관리 강화

베트남이 미국의 중국산 제품 우회수출 의혹 제기에 대응해 원산지 관리와 공급망 투명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베트남을 단순 환적 거점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차단해 대미 수출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찬건
입력 2026.09.10 14:45 · 업데이트 2026.09.10 14:59

베트남이 미국의 중국산 제품 우회수출 의혹 제기에 대응해 원산지 관리와 공급망 투명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베트남을 단순 환적 거점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차단해 대미 수출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수출되면서 연간 190억~260억달러 규모의 관세 수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이 주로 겨냥하는 것은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제3국에서 실질적인 생산이나 가공 없이 원산지만 변경해 미국 시장으로 반입하는 이른바 환적·우회수출 행위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미국 측 우려를 정면 반박하기보다 협의를 통해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베트남 외교부는 지난 8월 미국의 우회수출 관련 문제 제기에 대해 “건설적인 방식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히며, 양국 간 경제·통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투명한 투자와 사업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실무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무역사기와 원산지 위반에 대한 검사·검증을 확대하고,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원산지 확인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원재료 출처와 공급업체 정보, 생산공정, 부가가치 발생 과정 등을 입증할 수 있도록 공급망 추적 체계를 정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련의 조치는 미국 시장에서 베트남산 제품의 ‘실질적 생산’ 여부를 보다 명확히 증명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산 부품이나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베트남 내에서 충분한 가공과 제조공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향후 미국의 원산지 조사나 무역구제 조치에 대응하기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베트남 정부는 단속과 함께 산업 현지화도 병행하고 있다.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국내 공급망을 확대해 중국산 원재료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자국 내 생산 부가가치를 높여 단순 조립·환적 국가라는 이미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통상 규제가 장기화될수록 베트남 제조업 역시 원산지 관리 능력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은 미국을 핵심 수출시장으로 두고 있는 만큼 이번 문제를 통상 리스크로 엄중하게 보고 있다. 전자제품과 기계류, 섬유·의류, 가구 등 주요 수출산업이 미국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우회수출 의혹이 확대될 경우 관세 부과나 조사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대응 기조는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면서 원산지 검증과 공급망 추적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 의혹이 베트남 제조업의 현지화와 공급망 재편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찬건
국제통상신문 · 국제통상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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