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공동검토가 자동차 원산지 규정 강화와 중국 기업의 북미 공급망 진입 차단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를 단순 조립·환적 거점으로 활용한 역외 기업이 북미 시장의 관세상 이점을 누리는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멕시코는 지난 3월 공동검토를 위한 실무협의에 착수한 뒤 자동차 원산지, 철강·알루미늄, 경제안보 등을 우선 의제로 다뤄왔다. 양국은 협정 혜택이 역내 국가에 우선 돌아가도록 역외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원산지 규정을 강화한다는 방향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행 USMCA에 따르면 승용차와 경트럭이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자동차 가치의 75% 이상을 북미에서 조달해야 한다. 임금과 철강·알루미늄 조달 등 추가 기준도 적용된다. 미국은 그러나 이 같은 ‘북미산’ 기준만으로는 자국 내 생산과 고용을 충분히 늘리기 어렵다고 보고 미국산 부품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산 조달 요건이 별도로 추가되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차량도 엔진, 변속기, 전장부품 등의 공급처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다른 쟁점은 중국 기업의 멕시코 투자다. 중국계 기업이 멕시코에서 실질적인 생산공정을 거쳐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면 협정 특혜를 받을 수 있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멕시코산으로 인정돼 중국에서 직접 수출할 때보다 낮은 일반관세를 적용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은 이러한 구조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와 수입 규제를 우회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공동검토에서는 부품의 생산지역뿐 아니라 원재료 조달 경로와 기업 소유구조, 정부 보조금 수혜 여부까지 심사하는 경제안보 규정이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동차와 배터리, 철강, 전자제품 등 전략산업이 우선 대상이 될 전망이다.
다만 규정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북미 자동차업계의 생산비와 행정부담이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복잡한 공급망을 단기간에 미국 중심으로 전환할 경우 차량 가격이 상승하고 북미 생산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멕시코의 한 통상 전문가는 “이번 공동검토는 중국 기업의 우회 진출을 막고 북미산 부품 사용을 늘리려는 조치”라며 “멕시코로서는 대중국 견제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경쟁력을 지키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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