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심층-트럼프노믹스시대] 美 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제동

이찬건 2026-02-21 17:43:11

관세 기조 유지 나선 트럼프...행정부·의회 권한 공방 확산
[심층-트럼프노믹스시대] 美 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제동
미 대법원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광범위하게 부과했던 이른바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글로벌 통상 환경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방위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의회의 관세 부과 권한을 침해했다는 판결이다. 이에 따라 그간 징수된 관세 가운데 최대 1,750억달러가 환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되며 기업들의 환급 청구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1,750억달러 환불 가능성 제기되나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하게 부과했던 이른바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포괄적 관세를 부과한 것은 헌법상 의회에 부여된 관세·통상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봤다. 특히 IEEPA는 자산 동결이나 금융 제재와 같은 경제적 조치를 상정한 법률이지, 일반적·전면적 관세 부과 권한까지 위임한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해당 관세의 법적 근거가 무너지면서 그간 징수된 관세 수입의 환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소송을 통해 환불을 청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행정부는 다른 무역법 조항을 활용해 정책을 유지하려는 대응에 나섰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세수 문제를 넘어, 대통령의 통상 권한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의 관세 정책과 국제 통상 질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심층-트럼프노믹스시대] 美 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제동

그러나 백악관은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150일간 유효한 ‘임시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조항은 국제수지 불균형 시 단기 관세 조치를 허용하며, 필요 시 15%까지 인상할 수 있다. 아울러 무역법 301조에 따른 추가 조사 착수도 예고해 대중(對中) 및 특정 품목에 대한 별도 관세 부과 여지를 남겼다.

백악관 “무역법 122·301조로 정책 기조 유지할 것”

시장에서는 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관세 정책 기조가 형태만 바꿔 유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 품목 일괄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FN) 원칙과의 충돌 소지가 있다는 것. 제니퍼 힐만 전 WTO 정책분석가는 “301조 확대 적용으로 대응할 경우 보복관세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미·EU, 미·아시아 간 통상 마찰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법조계에서도 이중의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통상법전문가인 티모시 메이어 듀크대 교수는 "(납부한) 관세 환급 기대가 커졌지만, 다른 한편으론 임시관세와 신규 조사로 수입 비용 상승 리스크가 상존한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디리스킹’과 블록화 흐름 속에 재편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은 법적 공방과 정책 변형을 반복하며 국제 교역 질서에 지속적인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국제통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