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럽연합(EU)과 진행 중인 통상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나오지 않을 경우 경제·무역 관계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기차 보조금과 시장 접근, 무역 불균형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한층 격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총국(CCTV) 계열 계정은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현재의 협상이 구체적인 성과 없이 이어질 경우 EU와의 경제·무역 관계를 재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이후 협상 태도를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각종 규제와 기술표준, 시장 진입 조건을 활용해 중국 기업을 압박하고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고는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의 브뤼셀 회담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두 사람은 29일 만나 전기차 관세와 시장 접근, 투자 규제, 핵심 원자재 공급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심층-무역 FOCUS] 중국, EU에 무역관계 중단 가능성 경고…3600억유로 무역불균형 충돌](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6/29/S9Hc0IkXHvsn0XHDsahJ1Ah4hTG2sUO1SWBeZcvc.png)
중국 “EU 규제 강화로 시장 매력 약화”
중국은 EU가 공정경쟁과 안보를 명분으로 규제와 무역구제 조치를 확대하면서 중국 기업의 유럽 시장 접근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와 화학·금속·청정기술 분야의 수입 규제 확대 움직임을 사실상 보호무역 조치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EU가 상품무역 적자만을 부각하면서 서비스와 투자 등 양측 경제관계의 다른 측면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 측은 자국 기업이 과거보다 유럽 시장에 두는 비중을 줄이고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으로 수출·투자 지역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기차와 배터리,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는 유럽 국가들이 중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어 양측의 산업 협력 관계가 단기간에 완전히 단절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심층-무역 FOCUS] 중국, EU에 무역관계 중단 가능성 경고…3600억유로 무역불균형 충돌](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6/29/g1BeAy4yiqQu2BiTq9BpC50qhGSfD88stiZmaOhw.png)
EU 대중 무역적자 연간 3600억유로 넘어
양측 갈등의 핵심은 빠르게 확대되는 무역 불균형이다. 중국의 대EU 상품무역 흑자는 2025년 3606억유로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중국의 대EU 수출 증가와 EU의 대중 수출 감소가 겹치면서 흑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1분기 EU의 대중국 상품무역 적자는 약 980억유로로 집계됐다. 2022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도 EU의 대중 무역적자는 319억유로를 기록해 하루 평균 10억유로를 넘어섰다.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전자제품, 기계류 수입이 늘어난 반면 유럽 기업의 중국 수출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EU는 중국의 산업 보조금과 공급과잉, 기업 간 시장 접근의 비대칭성이 무역 격차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제품 경쟁력과 글로벌 수요 변화에 따른 결과라며 보조금에 기반한 불공정 수출이라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EU, 산업 보호·핵심 공급망 다변화 검토
EU 정상들은 중국과의 대화를 지속하되 유럽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집행위원회에 주문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기업들이 희토류와 주요 원자재, 핵심 부품의 공급처를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도록 공급망 다변화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한 반덤핑·반보조금 조사 확대와 전략산업 투자 심사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회원국별 이해관계는 엇갈린다. 프랑스는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부터 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독일과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은 중국의 보복과 기업 피해를 우려해 협상을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
전기차·희토류 둘러싼 통상 충돌 확대 우려
향후 협상의 관건은 중국산 전기차 관세와 유럽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희토류 수출통제 문제에서 양측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중국은 유럽이 현재의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경우 신규 투자와 산업 협력 확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U 역시 중국의 보복 조치와 핵심 원자재 공급 제한이 유럽 자동차·첨단산업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 시장과 공급망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경제·무역 관계의 전면 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번 고강도 경고는 협상을 앞두고 중국이 무역과 투자, 핵심 광물 공급망을 지렛대로 활용해 EU의 양보를 압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심층-무역 FOCUS] 중국, EU에 무역관계 중단 가능성 경고…3600억유로 무역불균형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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