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브라질산 일부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브라질 정부가 1억3000만헤알(약 350억원) 규모의 수출시장 다변화 대책을 추진한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중앙아시아 등으로 수출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 산하 무역투자진흥청(ApexBrasil)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오는 8월 수출 다변화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브라질 전역의 57개 산업 부문과 수출기업 2400곳이 참여한다.
라우데미르 뮐러 ApexBrasil 청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기업은 이미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제통상 환경 변화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기회를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더욱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아세안·중앙아시아를 대체시장으로
브라질이 우선 공략할 시장으로는 EU와 아세안이 꼽혔다. EU의 경우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와 최근 체결한 협정이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에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이 주요 대상국으로 거론됐다.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인구구조,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잠재 수요를 고려한 선택이다.
뮐러 청장은 “이들 국가는 경제성장과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브라질과 투자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연간 7~8% 수준의 성장세와 젊은 인구를 바탕으로 브라질 제품에 대한 수요도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도 잠재적인 수출시장으로 제시됐다. 메르코수르가 협상을 진행 중인 인도와 일본, 캐나다 역시 브라질의 대미 무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유력 시장으로 평가됐다.![[기획-메르코스코프] 브라질, 美 관세 충격에 350억원 투입…아세안·EU로 수출길 넓힌다](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7/21/5RIVotYd9Pyd7dnK8hWM4mt9TDhe0EheWeXZJ9mg.jpg)
미국 수출 26억달러 줄었지만 중국은 105억달러 증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5일 브라질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브라질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관세는 오는 22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 측의 관세 부과 근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에 정치적 의도가 반영됐으며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 없이 브라질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관세 조치로 브라질의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은 약 26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 수출은 31억달러, 인도 수출은 25억달러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 증가액은 10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으로 향하던 수출 물량이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라질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특정 국가에 집중된 수출구조를 재편한다는 방침이다.![[기획-메르코스코프] 브라질, 美 관세 충격에 350억원 투입…아세안·EU로 수출길 넓힌다](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7/21/QyCLYd2awJgqKL2d5Q75F0X91ngX1wg5mcmkR9kM.jpg)
지원기업 72%가 신규 수출시장 확보
브라질의 수출시장 다변화는 미국이 처음 관세를 부과한 2025년부터 본격화했다. ApexBrasil에 따르면 지원 대상인 대미 수출기업 2400곳 가운데 72%가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 사이 최소 1곳 이상의 신규 수출시장을 확보했다.
다만 품목과 산업에 따라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수요가 있는 소비재와 달리 광물 등 일부 품목은 수요처를 직접 발굴하고 제품의 특성과 활용 가능성까지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뮐러 청장은 “비교적 진입이 쉬운 시장이 있는 반면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장도 있다”며 “일부 산업은 해외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 770억달러…글로벌 공급처 입지 강조
브라질 정부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함께 외국인 투자 유치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질은 지난해 77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며 세계 5위 투자 유입국에 올랐다.
같은 기간 개발도상국 전체의 투자 유입 증가율이 2%에 그친 것과 달리 브라질은 22% 증가했다. 중국 자본의 주요 투자처로도 부상했다는 것이 ApexBrasil의 설명이다.
뮐러 청장은 “브라질은 국제시장에서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처로 자리 잡았다”며 “관세와 통상환경 변화에도 수출 및 투자 파트너로서 브라질을 찾는 세계 각국의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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