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올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글로벌 관세 부과 발표 전인 1분기부터 이미 경제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MTI)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절 조정 기준 분기 대비 성장률은 –0.6%로, 사실상 역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하게 된다.
베 스완 긴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상임비서관은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가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는 연간 기준 경기침체와는 다른 개념이며, 연간 수치에서 나타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전망은 유지…불확실성은 여전
MTI는 최근 미국의 관세 발표 이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3.0%로 하향 조정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부처는 성명에서 “최근 글로벌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되며 대외 수요 환경이 약간 개선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리스크는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통화당국도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에드워드 로빈슨 부총재는 같은 자리에서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적절하다”고 말했다. MAS는 올해 1월과 4월 정책 검토에서 이미 완화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민간 전망도 대체로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보였다. 메이뱅크의 추아 학 빈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초반 지표가 비교적 긍정적이고 성장 회복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MAS는 7월 정책 회의에서도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고,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MAS가 중립적 정책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2026년에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발 관세, 싱가포르 경제에 ‘직격탄’ 우려
싱가포르 정부는 이미 미국발 관세의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와 고용 충격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지난주 통상산업부 장관도 성장률 전망을 추가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싱가포르에 대해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더 높은 관세 부과 위협을 받고 있으나, 이는 7월까지 유예되어 현재는 임시로 10%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자 주요 해운 허브인 싱가포르가 미국발 관세로 인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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