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외 국가들과의 교역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역 전문가들은 이러한 다각화 시도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10%포인트 감소해 전체 수출의 68%를 차지했다. 감소분은 주로 자동차, 부품, 철강, 알루미늄 등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제조업 품목에서 발생했다.
스튜어트 버그맨 캐나다 수출개발공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 무역 다변화 측면에서는 긍정적 변화”라면서도 “미국과의 사업을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 정부, 무역 전략 전환 의지 강조
캐나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부당한 관세를 포함한 글로벌 무역 도전 속에서도, 캐나다는 전 세계로의 무역 영향력을 확대해 장기적인 경제 회복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4월 총선에서 당선된 마크 캐니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강경히 대응하고, 미국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는 영국, 유럽연합, 호주, 인도네시아 등 우방국에 금, 석유, 우라늄, 의약품 등의 수출을 전년 대비 늘렸다. 싱가포르, 이탈리아, 네덜란드, 브라질, 독일, 일본 등에도 원자재 수출이 확대됐다.
특히 3월부터 5월 사이, 영국은 중국을 제치고 캐나다의 제2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이는 캐놀라 및 원유를 둘러싼 무역 갈등으로 중국과의 교역이 둔화된 영향이다. 5월 기준으로 캐나다의 대(對)영국 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금액 기준 473%, 물량 기준 312% 급증했다.
다만 버그맨은 “영국은 세계 최대 금 거래 허브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 때 금 수출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미국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수출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출 다변화에도 ‘미국 의존’ 구조 여전
이처럼 수출이 확대된 국가들이 일부 존재하지만, 어느 국가도 캐나다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지 못해 여전히 미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무역 전문 컨설턴트 마이크 치솔름도 “일부 기업이 해외 사무소를 열고는 있지만, 오랜 기간 형성된 공급망과 무역 관계로 인해 캐나다의 미국 의존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관세를, 4월에는 캐나다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그 결과, 캐나다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5월 516억 1,000만 캐나다달러에서 올해 5월 439억 3,000만 캐나다달러로 약 15%(77억 캐나다달러)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세계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약 42% 증가하며 C$5.7억 달러 늘었지만, 대미 수출 감소분을 만회하기엔 부족했다.
캐니 총리는 오는 21일까지 미국과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캐나다는 추가 보복 관세 등 대응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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