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무역FOCUS] 태국, 2026년 수출 성장 둔화 우려…강세 바트화·기저효과 부담

태국의 2026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통화 강세와 높은 기저효과,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이 겹치며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태국국가수출자협의회(TNSC)는 2026년 태국의 수출 증가율이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수출이 10%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타나콘 카셋수완 태국국가수출자협의회 회장은 “2025년 수출 실적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만큼, 내년에도 같은 속도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강세 바트화, 수출 채산성 압박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는 통화 강세가 지목됐다. 바트화는 최근 달러당 약 31바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추가 절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달러 기준 수출 물량이 일부 증가하더라도, 바트화로 환산한 수출액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나콘 회장은 “달러 기준 수출은 2~4% 성장이 가능하겠지만, 이는 과거 평균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며 민간 부문이 기대하는 성장률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2026년 수주 감소…재고 축적 영향

수주 환경도 부담이다. 해외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2026년 인도분 주문은 2025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올해 태국 수출이 크게 늘면서 주요 수입국들이 이미 상당한 물량을 선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는 기초 농산물 수출이 가장 우려되는 분야로 꼽혔다. 쌀과 천연고무 등 가공되지 않은 농산물에서 이미 감소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글로벌 가격 변동성, 수요 둔화, 경쟁국과의 경쟁 심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타나콘 회장은 “쌀과 고무 등 기초 농산물은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2026년 역시 현재와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품·소재·가공식품은 성장 여지

다만 글로벌 공급망과 연계된 품목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 부품, 전자부품, 가공 농산물 등 중간재·부가가치 제품은 교역 상대국의 생산 활동과 연동돼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TNSC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과 글로벌 생산망과의 결합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태국 수출을 떠받칠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