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태국산 일부 설탕 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를 2031년 중반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동남아 역내 농산물 통상 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 간 교역 확대 기조 속에서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무역구제 조치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지난 6월 3일 태국산 일부 설탕 제품에 적용 중인 반덤핑·상계관세를 5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기존 조치는 오는 6월 15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결정에 따라 6월 16일부터 연장 조치가 이어진다. 베트남 당국은 일몰 재심 결과, 관세를 해제할 경우 태국산 설탕의 덤핑과 보조금 지급이 계속되거나 재개돼 국내 설탕 산업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은 원당과 정제당 등 일부 사탕수수 기반 설탕 제품이다. 베트남은 태국 주요 설탕 업체와 수출업체에 대해 기업별로 차등 관세율을 적용한다. 태국 미트르폰 그룹 관련 생산업체에는 32.75%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며, 타이 룽 루앙 그룹에는 25.73%의 반덤핑 관세와 4.65%의 상계관세가 적용된다. 그 외 태국 수출업체에는 42.99%의 반덤핑 관세와 4.65%의 상계관세가 부과된다.
베트남은 2021년부터 태국산 설탕을 대상으로 무역구제 조치를 강화해왔다. 이후 태국산 설탕이 인접국을 경유해 우회 수입되는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규제 범위가 확대됐다. 이번 연장 결정 역시 국내 설탕 생산 기반을 보호하고, 저가 수입품 유입에 따른 산업 피해를 막겠다는 정책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품목별 관세 분쟁을 넘어 아세안 역내 통상 환경의 변화를 보여준다. 동남아는 역내 경제통합을 추진해왔지만, 농산물과 식품 원료처럼 민감도가 높은 품목에서는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쉽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설탕은 식품 제조업과 농가 소득, 가공산업이 맞물린 품목인 만큼 관세 정책의 파급력이 크다.
태국 입장에서는 주요 수출시장 가운데 하나인 베트남에서 높은 관세 부담이 장기화되는 셈이다. 반면 베트남은 국내 농업과 식품 원료 산업을 방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기간 관세가 유지될 경우 수입 가격 상승과 가공식품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베트남 통상정책 전문가인 응우옌 민 카이 하노이경제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결정은 베트남이 역내 자유무역 흐름 속에서도 핵심 농산물 산업에 대해서는 보호 장치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라며 “태국산 설탕에 대한 관세 연장은 양국 간 품목 갈등을 넘어 아세안 농산물 통상 질서의 민감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베트남, 태국산 설탕 반덤핑 관세 2031년까지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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