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열탄(화력발전용 석탄) 수출이 올해 들어 급감하며,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인도의 수요가 동시에 줄어든 영향이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1억 5,000만 톤의 열탄을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천만 톤, 비율로는 12% 감소한 수치다. 2017년 이후 가장 큰 연간 감소폭이다.
전 세계 열탄 수출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부진은 글로벌 수출량에도 영향을 줬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열탄 수출은 전년 대비 7%(2,300만 톤) 줄었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과 인도의 수요 둔화다. 중국은 자국 내 석탄 생산 확대와 대기오염 저감 정책을 추진하면서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을 전년 대비 1,400만 톤(20%) 줄였다. 인도 역시 국내 생산을 늘리며 수입을 15%(600만 톤) 감소시켰다.
일본·한국 포함 아시아 전역서 수입 축소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일본과 한국은 올 들어 4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총 1,300만 톤의 석탄을 수입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00만 톤)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파키스탄 등도 일제히 수입량을 줄였다.
아시아 전역에서 석탄 기반 전력 생산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는 2025년 1분기 아시아 지역의 석탄 화력 발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청정 에너지 전환과 함께, 중국 건설업과 중공업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의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무역관세 강화 조치도 아시아 제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에너지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각국이 이에 대응해 경기 부양책을 펼칠 경우 석탄 수요가 일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트남·방글라데시는 수입 증가…유럽 일부도 석탄 회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는 전력 인프라 확충에 따라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을 사상 최대치로 늘렸다. 스페인, 이탈리아, 루마니아, 뉴질랜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도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라 석탄 소비로 회귀하면서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을 확대했다.
석탄 소비국은 아니지만 미국 역시 석탄 화력 발전량을 20% 이상 끌어올리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이 여전히 균일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의 수입 회복이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2020년 코로나19 여파 이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이 연간 기준으로 감소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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