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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4월 무역적자 5개월 만에 최고치…수출 선제 대응 미흡 속 수입 급증

박문선 2025-05-19 14:15:06

인도, 4월 무역적자 5개월 만에 최고치…수출 선제 대응 미흡 속 수입 급증
사진: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인도 뭄바이 외곽에 있는 자와할랄 네루 항만 신탁(Jawaharlal Nehru Port Trust, JNPT)에 입항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인도의 4월 상품 무역적자가 264억 2천만 달러에 달하며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평균 전망치인 2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이며, 전월(3월)의 215억 4천만 달러보다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무역적자 확대는 석유 및 전자제품 수입의 급증에 기인하며,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인도 상무부가 목요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총수출은 384억 9천만 달러로 집계되어 3월의 419억 7천만 달러보다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649억 1천만 달러로, 전월(635억 1천만 달러) 대비 증가하면서 전체 무역수지의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석유 제품 수입은 3월의 190억 달러에서 4월 207억 2천만 달러로 급증했다. 

반면 금 수입은 전월 44억 달러에서 31억 달러로 줄었으나, 전체 수입 규모 확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수입 확대로 인한 무역 불균형…“최종 수출 증가 조짐” 분석도

엠케이 글로벌의 수석 경제학자 마다비 아로라(Madhavi Arora)는 이번 무역 데이터에 대해 “무역 적자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고, 특히 석유 및 전자제품 수입의 증가가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자제품 부품 수입의 증가는 최종 수출을 위한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으며, 향후 몇 개월 내에 수출 증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무역적자 확대는 단순한 수입 증가 외에도 수출 대응의 부족함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인도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수출 주문의 증가를 시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4월 공식 무역 데이터에서는 수출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 수출업체들이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인도, 4월 무역적자 5개월 만에 최고치…수출 선제 대응 미흡 속 수입 급증
사진: 차트는 4월 무역 적자가 증가한 인도의 월별 무역 데이터

미·중 무역전쟁 격화…인도, 기회 포착했지만 아직 미진

글로벌 무역환경은 최근 몇 주간 극도의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공급망이 심각하게 교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시아 각국은 새로운 수출 기회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지난 4월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평균 145%에 달하는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보복 조치로 미국산 제품에 대해 1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교역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 가운데, 인도는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일부 포착했다. 실제로 4월 한 달간 미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한 84억 2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휴대전화를 포함한 전자제품 수출이 33% 증가하며 주요 수출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로이터는 애플이 관세 회피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인도 내 아이폰 생산을 확대했다는 보도를 통해, 미국-중국 간 무역 전쟁의 여파가 인도 제조업과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제적 조치 부족…90일 관세 유예에도 수출물량 조절 실패

현재 미국은 인도를 포함한 일부 우호국에 대해 90일간의 관세 유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수출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인도의 4월 수출 실적은 그러한 대응이 부족했음을 시사한다. 

무역 전문가들은 “90일간의 관세 유예는 전략적으로 미국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시점이었지만, 인도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도, 4월 무역적자 5개월 만에 최고치…수출 선제 대응 미흡 속 수입 급증
사진: 히트맵은 인도 수출의 주요 품목에 대한 연간 수출 변화

인도-미국 간 무역 회담 진전…장기적 관세 완화 기대

인도 무역부 장관 수닐 바르트왈(Sunil Barthwal)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목요일 뉴델리와의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미국 수출 확대의 기반을 마련할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수출 실적의 개선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무역 파트너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도는 미국 중심의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아세안과 유럽, 중동 시장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다자간 무역전략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

현재 인도의 경제 전반은 수출 확대와 무역 수지 개선이라는 과제 앞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조율과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무역 전문가들은 향후 2분기 내로 미국과의 무역 합의가 타결될 경우, 수출 반등과 무역적자 개선에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금리 및 유가 변동성,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인도의 수출 산업은 단기적 흐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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