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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생산 업체 스트라스코나, MEG Energy에 4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 계획

박문선 2025-05-19 10:49:55

석유 생산 업체 스트라스코나, MEG Energy에 4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 계획

캐나다의 독립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인 스트라스코나 리소시스(Strathcona Resources, TSX: SCR)가 경쟁사 MEG 에너지(MEG Energy, TSX: MEG)에 대해 약 59억 3천만 캐나다달러(미화 약 4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제안은 두 열전유모래(thermal oil sands) 중심 기업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에너지 기업을 탄생시키겠다는 스트라스코나의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스트라스코나는 5월 16일 저녁 성명을 통해 MEG 이사회에 제시한 인수 조건을 공개했다. 제안에 따르면, MEG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스트라스코나 주식 0.62주와 함께 4.10캐나다달러의 현금을 받게 된다. 

이는 MEG의 최근 종가 대비 약 9.3%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제안이다. 총 거래가 기준으로는 약 59억 3천만 캐나다달러, 미화 약 4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소규모 기업으론 생존 어려워… 대형화만이 답”

스트라스코나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아담 워터러스(Adam Waterous)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캐나다 오일샌드 산업이 국제적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수 대기업 중심의 재편이 필요하다”며, “작은 회사만으로는 유가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다. 이제 캐나다는 진정한 에너지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터러스는 특히 캐나다의 최대 석유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의 무역 마찰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 퍼미안 분지가 생산량 정점에 도달하고 있는 지금, 장기 매장량을 지닌 오일샌드는 전략적으로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스트라스코나는 지난 2020년부터 일련의 인수합병을 통해 북미 석유 시장에서 급성장한 기업이다. 사모펀드인 워터러스 에너지 펀드(Waterous Energy Fund)가 소유한 스트라스코나는 다양한 열전유 및 셰일 자산을 확보하며 캐나다 내 주요 생산자로 부상했다.

MEG 이사회는 거절… 향후 주주행동 여부 주목

스트라스코나는 이번 제안을 이미 지난 4월 28일 MEG 이사회에 전달했으나, MEG는 이를 화요일에 공식 거절한 상태다. 이에 따라 스트라스코나는 이사회 동의 없이도 인수를 추진하는 ‘적대적 인수’ 방식으로 전환했다.

스트라스코나는 이미 시장에서 MEG 주식 약 9%를 확보한 상태이며, 향후 2주 안에 공식 인수 제안서(공개매수 제안, hostile tender offer)를 제출할 예정이다. 

회사는 MEG 이사회와의 협상 여지는 열어두고 있으며,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제안에 호응할 수 있도록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MEG는 1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며, 현재로서는 주주들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에너지 업계, 추가 인수전 촉각

시장 전문가들은 스트라스코나의 제안이 단순한 M&A 시도가 아니라, 캐나다 오일샌드 업계의 구조적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 산하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에서 캐나다 주식 부문을 총괄하는 게리 에이트켄(Gary Aitken)은 “이번 제안이 다른 대형 오일샌드 기업들의 ‘방어적 경쟁 입찰’을 유도할 수 있다”며, “오일샌드 산업에서 지난 수년간 일어난 통합 흐름을 볼 때 MEG는 분명 누군가에게 ‘전략적 파트너’로 적합한 자산이었다”고 지적했다.

MEG는 알버타주 크리스티나 레이크 지역의 대규모 중질유 자산을 보유한 회사로, 열전유 회수 기술을 기반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생산성과 높은 잔존 매장량을 자랑한다. 

스트라스코나는 현재 서부 캐나다 지역에서 다양한 중질유와 열전유 자산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셰일 자산을 매각하고 원유 중심 사업구조로 재편하는 중이다.

연간 1억 7,500만 CAD 비용절감 기대

스트라스코나는 두 회사의 자산이 지리적으로 인접해 운영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터러스 회장은 “합병 시 연간 약 1억 7,500만 캐나다달러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며, “MEG 주주들 또한 합병 이후 스트라스코나의 효율적인 운영비 구조로 인해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MEG 주주들은 통합 법인의 지분 37.8%를 보유하게 되며, 나머지 지분은 스트라스코나 주주들이 갖는다. 거래의 현금 부분은 브리지론(bridge loan)을 통해 조달될 예정이며, 스트라스코나는 이 자금 조달 계획을 이미 마련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에너지 대전환 흐름 속… 오일샌드의 반격

국제적으로 에너지 전환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탄소 집약도가 높은 오일샌드 산업은 지속가능성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측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스트라스코나는 “장기 매장량, 안정적 수익, 캐나다 정부의 규제 신뢰성 등을 고려할 때, 오일샌드는 여전히 중요한 전략 자산”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MEG 인수가 실제로 성사될 경우, 이는 캐나다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M&A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향후 수개월 간, 캐나다 내 다른 에너지 대기업들의 반응 및 연쇄적인 업계 재편 가능성도 함께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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