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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NIDC, 상반기 석유·가스정 67개 시추 완료…'국산화·장비 현대화 가속'

박문선 2025-10-02 10:52:00

이란 NIDC, 상반기 석유·가스정 67개 시추 완료…'국산화·장비 현대화 가속'

이란 국영 석유시추회사(NIDC, National Iranian Drilling Company)가 올해 이란력 상반기(3월 21일~9월 22일)에 걸쳐 전국 육상 및 해상 유전지대에서 총 67개의 석유 및 가스 시추공을 굴착·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국제 제재 환경 속에서도 시추 역량을 확대하고 장비 국산화율을 끌어올린 이번 성과는 이란 석유 산업의 전략적 자립 노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시추 실적 확대…“전년 대비 21개 증가”

회사 운영 담당 부사장 하미드레자 샤피에이 마크반디는 “이번에 완료된 67개 시추공 가운데 16개는 개발·평가 목적, 51개는 보수·완료 목적의 우물이었다”며,"총 굴착 길이는 6만3,037m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00m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실적은 작년보다 21개 증가했다”며 “이는 현장 장비 운영 효율화와 작업 속도 향상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NIDC는 74기의 굴착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64기가 실제 현장에 배치돼 가동 중이고 18기는 추가 이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국산화 성과…13만 달러 절감

NIDC는 제재로 인해 해외 장비 조달이 차단된 상황에서 부품 및 장비 국산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엔지니어링·건설기술 부서장 마수드 세예드 마흐무디는 “상반기에 고소비 부품 70개를 국내 제조업체와 공동 생산해 약 1억3,300만 리알(약 13만 달러)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여 년간 국내 지식 기반 기업과 협력해왔으며, 현재까지 5,000여 개 부품과 600여 개 장비를 제작했다. 부품 국산화율은 과거보다 약 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국산화 부품에는 캐터필러 엔진용 필터류, 머드 펌프 부품, 상부 구동 장치 샤프트, 밸브류, 패킹 요소, 엔진 라디에이터 등이 포함된다.

또한 로깅 센서, 고압 시멘트 파이프, 언더밸런스 시추 회전 BOP 스택과 같은 첨단 시추 장비도 국산화 목록에 올랐다. 

마흐무디는 “이러한 기술 자립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도 결정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기술 장비 도입…환경 규제 대응

NIDC는 기술혁신과 환경 대응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회사는 자체 엔지니어링 역량으로 두 번째 이동식 오일 처리(MOT) 장치를 제작해 현장에 배치했다. 

MOT 장치는 원유를 정유소로 이송하기 전 단계에서 유정 내 수분, 염분, 침전물, 수반 가스를 제거하는 장비다.

전무이사 메흐란 마크반디는 “신형 MOT 장치는 하루 최대 5,000배럴 처리와 800psi 펌핑 압력을 지원한다”며 “운송·설치·운영 속도가 기존 모델보다 빠르고, 현장 플레어링을 줄여 대기 및 수질 오염 완화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장치는 최근 남부 라리 유전에서 시험을 마쳤으며, 현재 아바즈 인근 유정에서도 활용 중이다.

5개년 전략…현대화·디지털화·국산화

NIDC는 향후 5개년 전략에서 ▲육상 및 해상 시추 함대 현대화 ▲페르시아만 해상 유전 개발 ▲디지털 전환 ▲국내 제조 역량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마크반디 전무이사는 “시추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글로벌 지표는 비생산 시간(NPT, Non-Productive Time)”이라며 “이를 현재 21%에서 9.6%로, 궁극적으로는 3%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설계·모니터링·운영 분석·우물 데이터 관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오류를 줄이고 의사결정을 신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확보,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8억 달러 규모 장비 도입…국제 진출도 모색

회사는 국산화 추진과 더불어 신규 장비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8억 달러 규모의 해상 굴착 장비 15기 구매 계획이 진행 중이며, 이는 석유부와 국영석유회사(NIOC)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고 있다.

또한 NIDC는 투르크메니스탄 시추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인근 국가에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전문 인력과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지역 에너지 시장에서 더욱 큰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제재 속 자립”…국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

NIDC의 성과는 단순한 기업 차원을 넘어 이란의 국가 에너지 안보 전략과 직결된다.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화를 강화함으로써 제재 환경 속에서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환경 규제 대응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제 석유·가스 업계의 새로운 표준에도 부응하려는 것이다.

마크반디 전무이사는 “국내 제조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국산화와 장비 현대화를 통해 이란 석유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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