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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네덜란드·독일, 세계 첫 액화 녹색 수소 수입 회랑 개발 위한 협정 체결

박문선 2025-04-17 14:35:59

오만, 네덜란드, 독일의 주요 산업 및 정부 기관들이 손잡고 세계 최초의 액화 녹색 수소 수입 회랑 개발을 위한 역사적 협정에 서명했다. 

타타 스틸 네덜란드는 17일 성명을 통해, 이번 협약이 세 국가 간 청정 에너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수소 경제의 실현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오만 술탄의 네덜란드 공식 방문 기간 중 체결되었으며, 총 11개 기관이 참여했다. 회랑은 오만의 두큼 항구,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항만, 독일 뒤스부르크 항구를 핵심 거점으로 삼고, 유럽 내 재생 가능한 녹색 수소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타타 스틸 네덜란드는 이 회랑을 통해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이어지는 수소 수출입 인프라, 액화수소 저장시설, 파이프라인, 철도망 등 대규모 운송 인프라가 단계적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유럽 내 산업계는 탈탄소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만, 중동 수소 수출의 중심국 도약

오만의 에너지 및 광물부 장관 살림 나세르 알 아우피(Salim Nasser Al Aufi)는 이번 협정을 두고 "청정 에너지 전환을 위한 유럽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의미하며, 동시에 글로벌 녹색 수소 시장에서 오만의 리더십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오만은 2030년까지 연간 최소 100만 톤의 재생 가능한 수소를 생산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6위, 중동 최대의 수소 수출국 지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회랑 구축은 해당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타타 스틸, 네덜란드 녹색 전환의 선봉에 서다

이번 협정의 주체 중 하나인 타타 스틸 네덜란드(Tata Steel Nederland)는 자사의 대규모 제철소가 위치한 네덜란드 이유무이덴(IJmuiden) 지역의 오염 감축 계획을 적극 추진 중이다. 

타타 스틸은 이미 네덜란드 정부와 1년 넘게 협상하며 천연가스 및 수소 기반의 청정 제철소 전환을 모색해왔다.

한스 반 덴 베르그(Hans van den Berg) 타타 스틸 네덜란드 CEO는 “우리는 수소 수요의 잠재력이 큰 구매자로서, 지역 내 녹색 수소 기반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번 회랑 구축은 우리 공장의 탈탄소화 전략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유럽 수소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부상

이번 협정은 단순한 공급 계약을 넘어, 유럽 수소 생태계 구축의 핵심 기반을 마련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수출국인 오만은 재생 가능 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을 통해 수소의 생산원가를 낮추고, 네덜란드와 독일은 산업 및 물류 중심지를 거점으로 소비 수요를 조직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항과 뒤스부르크항은 각각 항만 인프라의 확장과 철도 연계를 통해 유럽 내 수소 운송의 허브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 회랑은 향후 수소 기반 철강, 시멘트, 화학, 운송 등 산업 전반에 친환경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계와 정부 간 협력의 모범 사례

이번 다자간 협정은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구조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맞서, 산업계와 정부 간 협력이 어떻게 실행 가능한 해법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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