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4월에 기록한 디젤 수출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무역 소식통과 시장 분석가들이 밝혔다.
아시아 최대 정유국 중 하나인 인도가 국제 디젤 시장에서 공급 축소로 인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 Kpler, Vortexa, 그리고 두 명의 무역 관계자들의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4월 한 달 동안 약 115만 톤(약 969만 배럴)의 디젤을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공식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전월인 3월의 283만 톤에 비해 59%가량 급감한 것이다. 4월의 공식 수출 통계는 5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릴라이언스 정제시설 유지보수가 직접적 원인
수출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도 최대 에너지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가 서부 잠나가르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 시설에서 일부 생산 설비를 유지 보수 차원에서 일시 중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릴라이언스는 인도 디젤 수출의 핵심 공급자로, 단독으로 전체 수출 물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주요 업체다.
두 명의 정제 업계 소식통과 LSEG에 따르면, 릴라이언스의 디젤 수출량은 4월에 약 80만 톤으로 줄어들며 평상시 평균 수준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릴라이언스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릴라이언스 외에도 인도 남부에 위치한 망갈로르 정유 및 석유화학(Mangalore Refinery and Petrochemicals, MRPL) 역시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MRPL은 평소 월평균 6만5천~7만 톤 규모의 디젤 화물을 3차례 이상 수출하나, 4월에는 단 한 건의 디젤 수출만 이뤄졌으며, 대부분의 생산 물량은 국내 시장에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
MRPL 관계자는 “국내 디젤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서, 정제사들이 제트 연료 마진 상승에 따라 항공 연료 생산에 더 집중하는 경향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 미친 여파
인도의 디젤 수출 감소는 아시아 및 유럽 현물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끼쳤다. 4월 내내 아시아 시장에서는 10ppm 저유황 디젤의 현물 프리미엄이 급등하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배럴당 16센트였던 프리미엄은 한때 90센트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공급 축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반영한 것이다.
찰스 옹(Charles Ong) LSEG 석유 연구 수석 분석가는 관련 보고서에서 “인도의 예상 밖의 수출 급감은 아시아 및 유럽으로 향하는 디젤 공급 흐름을 제한했고, 이에 따라 시장 전반의 가격 지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 계절적 수요 요인과 더불어 인도의 정유 생산 감소는 국제 디젤 시장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에는 수출 회복 전망… 그러나 변수는 여전
두 명의 무역 소식통은 릴라이언스가 유지보수를 마치고 점진적으로 생산을 재개함에 따라, 5월 디젤 수출량은 200만 톤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4월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MRPL은 이와는 반대로 주요 원유 생산 설비 중 하나에 대한 유지 보수를 5월 중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전체 수출 회복에 일정 부분 제약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제트 연료(항공유)의 수익성도 정제사들의 생산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젤과 제트 연료 간의 마진 격차는 3월 배럴당 1달러 이상이었으나, 4월에는 80센트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정제사들이 항공유 생산에 집중하는 현상이 강해질 경우, 디젤 생산량 회복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내수 우선 전략…정책 방향에도 영향 줄 듯
전문가들은 인도의 정유업계가 당분간 내수 시장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철 냉방 수요와 농업용 경유 소비 증가, 물류 운송 확대 등으로 인해 디젤 수요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도 정부의 에너지 자립 정책과도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한 에너지 시장 전문가는 “인도가 자국 수요를 우선시하며 수출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은 가격 변동성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국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도의 정제 수출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4월 디젤 수출 10년 만에 최저치 전망… 정유시설 유지보수와 내수 수요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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