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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미국의 새 ‘최대 시장’은 멕시코…수출·수입 모두 판도 변화

이찬건 2025-11-20 13:02:08

미·멕 교역 확대가 북미 지형을 재편
USMCA 비용 차이가 교역 흐름 좌우
기업들, 중국 대신 북미로 생산 이동
중국 비중 감소로 북미 결속 강화
[기획-무역 FOCUS] 미국의 새 ‘최대 시장’은 멕시코…수출·수입 모두 판도 변화
CMA CGM

미국의 최대 수출국이 사상 처음으로 캐나다에서 멕시코로 바뀌었다.

1∼8월 미국의 대(對)멕시코 수출은 2,264억 달러로 같은 기간 캐나다(2,256억 달러)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캐나다향 수출이 감소한 반면, 멕시코향 수출은 소폭 증가하며 역전이 이뤄졌다.

중국은 약 2,190억 달러로 3위에 그쳤다. 한때 미국의 최대 경쟁 상대였던 중국은 미·중 갈등 심화와 공급망 재편 영향으로 순위가 계속 밀리고 있다.

이번 변화는 최근 북미 지역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흐름의 결정판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이미 지난 2년 연속 멕시코를 최대 수입국으로 기록했고, 올해 역시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무역 FOCUS] 미국의 새 ‘최대 시장’은 멕시코…수출·수입 모두 판도 변화
2025년 1~8월 미국의 국가별 수출 비중

미국 제조업, “가장 중요한 시장은 더 이상 태평양 건너가 아닌 국경 남쪽”

미국은 이제 중국보다 멕시코에서 더 많은 제조업 제품을 들여오고, 캐나다나 유럽 주요국보다 멕시코에 더 많이 판매한다. 사실상 미국 제조업의 핵심 고객과 협력국이 태평양 너머가 아니라 ‘리오그란데 강 건너’로 이동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발생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에 대해 멕시코산에는 25%, 캐나다산에는 35%의 관세를 부과한다.
대부분 교역은 무관세로 이뤄지지만, 규정 밖 상품에서는 캐나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협정의 까다로운 역내 부가가치 규정을 충족해 북미 공급망을 고도화한 기업들은 수혜를 보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다.

[기획-무역 FOCUS] 미국의 새 ‘최대 시장’은 멕시코…수출·수입 모두 판도 변화
2025년 1~8월 미국의 국가별 수입 비중

“북미 공급망 재배열”…중국에서 멕시코로 이동하는 생산 거점

올해 1∼8월 미국의 대멕시코 수입은 3,54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이상 증가했다.
반면 캐나다로부터의 수입은 2,598억 달러로 감소했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약 2,190억 달러로 큰 폭 줄었다.

전체 미국 상품 수입은 2조 3,2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 무역수지 적자는 중국(1,454억 달러), 멕시코(1,285억 달러), 베트남(1,130억 달러) 순이었다.

자동차와 전자 산업에서는 국경을 사이에 둔 공장이 ‘거대한 하나의 작업장’처럼 운영된다.
한 대의 미국산 자동차에 멕시코와 미국 공장을 수차례 오가는 부품이 수천 개 들어가는 구조는 이미 깊게 자리 잡은 통합 공급망의 상징적 장면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비용 증가를 우려한 다국적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북미로 이전하는 ‘니어쇼어링’을 강화하고 있다. 법·제도 환경이 비교적 안정된 점도 멕시코 투자 확대를 부추긴다.

[기획-무역 FOCUS] 미국의 새 ‘최대 시장’은 멕시코…수출·수입 모두 판도 변화
CMA CGM

멕시코는 “새 기회”, 캐나다는 “경고음”, 중국은 “북미 영향력 약화”

미국의 최대 공급국이자 최대 수출 대상국이라는 ‘양면 타이틀’을 동시에 확보한 멕시코는 교역 지렛대가 커진 만큼 규제 안정성과 투자 보호, 물류 안전 등 관리 책임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캐나다는 인건비·물류비 상승과 규제 선택이 경쟁력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중국으로서는 북미 공급망이 조용히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가치·제도를 공유하는 지역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뼈아픈 지점이다.

북미 3국 간 경쟁과 협력의 무대가 다시 북미 내부로 수렴하는 가운데, 세계 공급망의 축도 점차 아시아에서 미주로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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