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서 첫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을 추진하며 대외 금융·통상 축 다변화에 나선다. 중국이 브라질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양국 협력이 농산물·원자재 교역을 넘어 금융시장과 지속가능 투자 분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오는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고위급 방중 일정에 맞춰 첫 주권 판다본드 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판다본드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서 위안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브라질이 실제 발행에 나설 경우 이는 브라질의 첫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 사례가 된다.
이번 판다본드 추진은 중남미 통상금융 질서에도 시사점을 준다. 중남미 국가들은 오랫동안 달러화 조달과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중국·EU·중동 등으로 금융·통상 파트너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브라질의 위안화 채권 발행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중남미 주요국이 중국 자본시장을 활용해 대외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브라질의 국제 자금조달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브라질은 지난 4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유로화 표시 국채를 발행해 50억 유로를 조달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 내 위안화 채권 발행까지 추진하면서 미국 달러 중심의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유로화와 위안화 등으로 조달 통화를 넓히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브라질 입장에서 이번 판다본드 추진은 단순한 금융시장 접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브라질산 대두, 철광석, 원유 등 주요 원자재와 농산물의 핵심 수요국이다. 양국 관계가 상품 교역 중심에서 자본시장 협력으로 확장될 경우, 브라질은 중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국의 전략 산업과 인프라, 녹색금융 프로젝트를 직접 알릴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이번 방중 일정은 브라질과 미국 간 통상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다. 미국이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신규 관세 압박을 제기한 가운데, 룰라 대통령은 중국과의 교역 관계 강화를 강조해왔다. 브라질이 중국 자본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것은 미국 중심 통상·금융 질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대외 협력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브라질 정부는 방중에 앞서 중국 측과 금융 소위원회 회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룰라 정부의 지속가능 금융 의제인 에코인베스트 프로그램, 열대림 보전 기금 구상, 브라질 국내 탄소시장 구축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이 같은 금융 수단을 중국의 직접투자와 연결해 에너지 전환, 환경 보전, 전략산업 육성에 필요한 자본을 유치하려는 구상이다.
중남미 통상금융 전문가인 마르셀루 아라우주 상파울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브라질의 판다본드 추진은 단순한 채권 발행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역 관계를 금융 협력으로 확장하려는 신호”라며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자금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려는 중남미 국가들의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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