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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ASEAN 트레이드] 미국, 동남아 태양광 공급망 정조준…통상장벽 높인다

이찬건 2026-07-22 14:11:00

[기획-ASEAN 트레이드] 미국, 동남아 태양광 공급망 정조준…통상장벽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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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동남아 우회수출 차단에 속도를 내면서 태양광 셀과 웨이퍼 등 핵심 부품 공급망의 재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산 셀과 모듈이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에서 일부 가공이나 조립을 거친 뒤 동남아산으로 미국에 수출되는 경로를 막기 위해, 원재료 조달처와 중국산 부품 사용 비중, 현지 생산공정, 실제 부가가치 창출 여부까지 조사하는 방식으로 규제 강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제조업 분야의 구조적 과잉생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 산업에는 태양광 모듈을 비롯해 배터리, 반도체, 전자제품, 유리, 알루미늄, 화학제품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정부 보조금과 저리 금융, 낮은 노동·환경 기준을 바탕으로 생산된 제품이 미국 시장에 저가로 유입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동남아 태양광 산업은 이미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치로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셀과 이를 조립한 모듈이 미국 시장에서 덤핑 판매되고 보조금 혜택을 받았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들 4개국은 한때 미국 태양광 수입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다.

[기획-ASEAN 트레이드] 미국, 동남아 태양광 공급망 정조준…통상장벽 높인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이 동남아시아를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경로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된 이후 일부 기업이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생산·조립 거점을 옮기면서 수출국만 동남아 국가로 바뀌었다는 것이 미국 측의 판단이다.

이에 미국은 완성된 모듈의 최종 생산지만 확인하는 데서 벗어나 셀과 웨이퍼, 실리콘 소재, 강화유리, 알루미늄 프레임 등 주요 부품의 조달 경로까지 추적하고 있다. 동남아 현지에서 조립됐더라도 핵심 부품이 중국에서 공급됐거나 현지 공정이 단순 조립·포장 수준에 그친 경우 중국산 제품의 관세 회피를 위한 우회수출로 판단될 수 있다.

규제가 강화되자 생산 거점도 다시 이동하고 있다. 기존 조사 대상국의 태양광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와 라오스로 생산시설을 옮기거나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서 미국은 이들 국가의 셀과 모듈에 대해서도 별도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사에 들어갔다. 미 상무부는 올해 2월 인도네시아와 라오스산 제품에 보조금 혜택이 있다고 예비 판정했으며, 저가 판매 여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예비 판단을 내렸다.

이번 조치의 영향은 완성품보다 태양광 셀과 웨이퍼, 실리콘 소재, 강화유리 등 부품 분야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이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과 부품 조달처, 부가가치 발생 비율을 함께 확인하면 단순 조립이나 포장 변경만으로 동남아산 원산지를 인정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동남아지역 경제 전문가는 “동남아 태양광 기업들이 대미 수출을 유지하려면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공정과 원산지 관련 자료를 보다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의 조사가 추가 관세로 이어질 경우 동남아는 단순한 우회 생산기지가 아니라 독자적인 소재·부품 생태계를 갖춘 생산 거점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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