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브라질·콜롬비아·인도네시아의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글로벌 커피 가격이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치솟았다. 수요는 유럽·미국·아시아를 중심으로 확대되며 베트남 커피 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베트남 농업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커피 수출액은 5억 6,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은 3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수출국인 베트남이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과 맞물려 수출 확대의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가공 비중 낮아 경쟁력 한계”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 응우옌 남 하이 회장은 “국제 커피 시장이 지금처럼 우호적인 시기는 드물다”며 “높은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원두 수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베트남의 커피 수출 가운데 심화 가공 제품(원두 로스팅, 인스턴트, 스페셜티 커피)이 차지하는 비중은 1215%에 불과하다. 브라질·콜롬비아의 3040%와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다.
높은 초기 투자와 기술 장벽
TNI 킹커피의 레 호앙 디엡 터오 대표는 “심화 가공에 투자하면 제품 가치가 몇 배로 상승하지만, 인스턴트 커피 설비 구축에는 수천억 동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모든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술력 부족도 문제다. 일부 대기업(비나카페, 쭝응우옌, 네슬레 등)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중소기업은 역량이 제한적이다. 브랜드 인지도 역시 취약하다. 세계 시장에서 베트남은 ‘원두 생산국’으로 알려졌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스타벅스(미국), 라바짜(이탈리아), 네슬레(스위스) 등이 소비자 인식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원료 공장에 머물 위험”
농업경제학자 딘 반 탄은 “원두 수출에 계속 의존한다면 베트남은 글로벌 대기업의 ‘원료 공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공 산업 투자와 국가 브랜드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쭝응우옌 레전드는 중동·동유럽 시장으로 인스턴트 커피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비나카페는 아세안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또 람동·자라이 지역의 스타트업들은 일본·한국 등으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를 직접 수출하며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세 가지 전략 제안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글로벌 고가격 기조를 기회로 활용하려면 세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첫째, 인스턴트·스페셜티 커피 생산 라인을 확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태국의 쟈스민 쌀, 콜롬비아의 아라비카 커피처럼 베트남을 대표하는 국가 커피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중동·남아시아·동유럽 등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해 가공 커피의 해외 유통망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커피 시장이 호황 국면에 진입한 지금, 베트남이 ‘원두 수출국’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향후 산업 성장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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