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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이집트·모로코, 교역 불균형 해소…새로운 협력의 장 열다

이한재 2025-09-18 12:03:25

“새로운 장” 강조한 알카티브
모로코, 무역 불균형 시정 나서
AfCFTA 속 전략적 의미
남남협력 강화와 지역 구상
[기획-무역 FOCUS] 이집트·모로코, 교역 불균형 해소…새로운 협력의 장 열다
하파크로이트

이집트와 모로코가 양국 교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카이로에서 열린 아프리카 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제17차 장관회의에서 양국은 투자 확대와 교역 다변화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산 알카티브 이집트 투자·대외무역부 장관은 16~17일 회의 기간 중 모로코 대표단과의 회담에서 “양국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교역 흐름을 넓히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장벽을 제거하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마르 헤지라 모로코 대외무역 담당 국무장관과 만나 투자 촉진과 시장 접근성을 논의했으며, 마라케시에서 열릴 예정인 공동무역위원회 회의가 구체적 행동 계획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카티브 장관은 “엘시시 대통령과 무함마드 6세 국왕의 긴밀한 관계가 뒷받침되고 있어 양국 교역은 새로운 장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교역 확대와 함께 서비스 교류 확대, 비관세 장벽 해소, 투자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획-무역 FOCUS] 이집트·모로코, 교역 불균형 해소…새로운 협력의 장 열다
이집트-모로코 무역 수지

모로코, 무역 불균형 시정 나서

모로코 측은 교역 불균형 해소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헤지라 국무장관은 “모로코는 이집트를 남남협력의 주요 파트너로 본다”며 “이번 논의를 통해 모로코 상품과 수출품이 이집트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실질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모로코 정부는 지난 5월 이집트 수출 목표를 기존 7억 5,500만 디르함(약 7,500만 달러)에서 3년 내 50억 디르함(약 5억 달러)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40여 개 기업 대표단이 카이로를 방문해 200여 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며 ‘메이드 인 모로코’ 브랜드 확산에 나섰다.

[기획-무역 FOCUS] 이집트·모로코, 교역 불균형 해소…새로운 협력의 장 열다
모로코의 이집트 수출 목표

AfCFTA 속 전략적 의미

이번 카이로 회의는 13억 인구를 포괄하는 단일 시장을 지향하는 AfCFTA 실행 과정에서 열려 의미가 크다. 이집트와 모로코는 협정의 적극 지지국으로, 역내 가치사슬 강화와 경제 다각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양국이 강조하는 “균형 잡힌 교역 관계”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모로코는 그동안 이집트와의 교역에서 적자를 기록해 왔다. 이에 따라 교역 구조 개선은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정치·외교적 상징성을 갖는다.

[기획-무역 FOCUS] 이집트·모로코, 교역 불균형 해소…새로운 협력의 장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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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협력 강화와 지역 구상

모로코는 지난 20여 년간 아프리카 각국에서 인프라, 금융, 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며 남남협력을 외교의 축으로 삼아왔다. 이집트 역시 산업 기반과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아프리카 시장의 관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무함마드 6세 국왕은 최근 마라케시에서 열린 ‘2025 이브라힘 거버넌스 위켄드’에서 “남남협력은 아프리카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국왕은 아프리카 대서양 가스 파이프라인과 사헬 국가들의 해양 접근권을 확대하는 ‘대서양 이니셔티브’를 대표적 사례로 들며, “모로코는 아프리카와 남반구 국가들을 잇는 전략적 가교”라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교역 불균형 해소, 투자 증진, 제도적 기반 강화라는 과제를 공유했다. AfCFTA 틀 속에서 협력이 본격화되면 이집트와 모로코 모두 아프리카 경제 네트워크에서 전략적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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