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 핵융합 기술을 상업화하려는 민간 기업이 고온초전도 자석의 대형 실험에 성공하며 차세대 핵융합로 개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일본의 헬리컬 퓨전 주식회사는 고온초전도(HTS) 코일 기술을 적용한 자기장 실험을 최근 세계 최초로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실험은 핵융합 장치 내부에서 발생하는 자기적 조건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차세대 핵융합 시범 장치인 ‘헬릭스 하루카(Helix HARUKA)’ 개발의 중대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성능 검증에 성공한 고온초전도 코일은 일본 기후현 도카이촌에 위치한 일본 국립핵융합과학연구소(NIFS)에서 시험됐다. 비절연 방식으로 제작된 이 HTS 코일은 섭씨 영하 258도 수준인 15K 환경에서 최대 7테슬라(T) 강도의 자기장을 견디며, 40킬로암페어(kA)에 달하는 초전도 전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수치는 상업용 핵융합로 통합 시스템에 필요한 기술적 요구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헬리컬 퓨전은 2021년 설립된 민간 핵융합 전문기업으로, 일본 내에서 핵융합을 민간 차원에서 상용화하려는 시도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토카막(tokamak)이나 레이저 기반 구속 시스템과는 다른 경로인 ‘헬리컬 스텔라레이터(helical stellarator)’ 방식을 채택한 유일한 기업으로 꼽힌다. 스텔라레이터는 자석만으로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 장치로, 복잡한 구조와 높은 제작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연속 운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회사 측은 이번 실험 성공으로 HTS 기술을 상업용 원자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헬리컬 퓨전은 향후 핵융합 시스템의 두 축인 고온초전도 자석과 통합 블랭킷/다이버터 시스템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2030년대에 들어선 이후에는 파일럿 플랜트인 ‘헬릭스 카나타(Helix KANATA)’에서 본격적인 정상상태 발전(steady-state power generation)을 시도할 계획이다.
회사의 기술 개발은 일본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문부과학성(MEXT)은 SBIR(중소기업 혁신연구) 3단계 프로그램을 통해 헬리컬 퓨전에 20억 엔(약 1,300만 달러)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했다. 이 자금은 NIFS와의 협력 하에 초전도 자석, 블랭킷, 다이버터 시스템 개발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블랭킷과 다이버터는 핵융합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하고 중성자를 제어하는 핵심 장치로, 원자로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분류된다.
헬리컬 퓨전의 기술 개발 전략은 ‘헬릭스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상업용 핵융합 발전을 위한 세 가지 요건으로 ▲연속 운전 가능성 ▲순 에너지 출력 확보 ▲유지보수의 용이성을 제시하고 있다. 헬리컬 퓨전은 스텔라레이터 설계가 이 세 가지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카야 타구치 헬리컬 퓨전 대표이사는 이번 실험 성과와 관련해 “이 성과는 전 세계적인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상업적 핵융합을 추구하거나 믿는 모든 사람이 헬리컬 퓨전을 가장 유망한 경쟁자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할 순간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핵융합 에너지 분야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등을 포함한 주요 국가 및 기업들이 치열한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특히 상업적 발전 가능성을 확보한 기업들 사이에서 기술 검증 단계의 진전은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되고 있다.
헬리컬 퓨전이 추진하는 헬리컬 스텔라레이터 방식은 기존 토카막 방식보다 장기 운전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자석 설계와 제작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돼 민간 기업 차원에서의 구현은 사실상 전례가 없었다. 이 점에서 이번 고온초전도 코일의 시험 성공은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스텔라레이터 방식의 실현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보한 고온초전도 코일의 성능은 차세대 핵융합 시범 장치의 운전 기준을 만족하는 수준이며, 이는 헬릭스 하루카의 개발 및 구동을 위한 핵심 토대를 마련해주는 결과다. 헬릭스 하루카는 헬리컬 퓨전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시범 장치로, 상업용 원자로의 전 단계로서 기술 통합과 시스템 검증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헬리컬 퓨전은 자사의 기술이 향후 수십 년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용 핵융합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속적인 운전이 가능하고 자기장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적은 스텔라레이터 방식은 에너지 효율과 유지관리 측면에서 상업용 발전에 적합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헬리컬 퓨전은 향후 추가 실험을 통해 고온초전도 기술과 통합 시스템의 상용화 수준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범 장치 단계를 넘어서 파일럿 원자로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 단기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의 기술 개발 과정과 성과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으며, 향후 실험 결과에 따라 공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헬리컬 퓨전, 비절연 HTS 기술 첫 검증…스텔라레이터 상용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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