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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아세안, 11월 전 석유공유협정 비준 추진…중동발 에너지 충격 대응 속도

이찬건 2026-05-30 17:32:00

[기획-무역 FOCUS] 아세안, 11월 전 석유공유협정 비준 추진…중동발 에너지 충격 대응 속도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동남아 에너지 안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아세안이 오는 11월 차기 정상회의 전까지 석유공유협정 비준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 국가들이 중동발 에너지 충격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로이터는 최근, 지난 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48차 아세안 정상회의를 다시 한 번 보도했다. 해당 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역내 에너지 안보와 경제 안정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고, 아세안 석유공유 체계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회의에서는 즉각적인 비축유 방출이나 구체적인 배분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역내 공동 장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핵심은 ‘아세안 석유안보협정’으로 불리는 APSA다. APSA는 아세안 회원국이 석유 공급 차질을 겪을 경우 역내 다른 회원국이 원유나 석유제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 협력 체계다. 공급 부족이 발생했을 때 각국이 자발적·상업적 방식으로 연료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절차를 가동하는 것이 골자다. 강제 배분 방식은 아니지만, 위기 상황에서 회원국 간 에너지 협력을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획-무역 FOCUS] 아세안, 11월 전 석유공유협정 비준 추진…중동발 에너지 충격 대응 속도

정상회의 이후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카오 킴 호른 아세안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직후 회원국 정상들이 APSA 비준 절차를 가속하라고 지시했다며, 오는 11월 열릴 제49차 아세안 정상회의 전까지 비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5월 회의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차기 정상회의 전까지 제도화 일정을 잡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세안이 APSA 비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동발 공급망 불안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핵심 통로로,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가격과 해상 운송비 상승이 동남아 제조업 원가와 소비자물가를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 특히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유가 급등이 무역수지 악화와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제 가동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어느 국가가 비축유를 제공할지, 부족분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 지원 방식이 거래인지 원조인지, 비용은 어떻게 정산할지 등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 회원국별 에너지 구조도 다르다. 싱가포르는 정유·트레이딩 허브인 반면, 필리핀과 태국 등은 수입 의존도가 높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처럼 생산 기반을 보유한 국가와 수입국 사이의 이해관계도 조율해야 한다.

이에 응우옌 티 란 싱가포르동남아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석유공유협정이 11월 전 비준된다면 역내 공동 대응의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겠지만, 실제 효과를 내려면 비축유 배분 기준, 비용 정산 방식, 저장·운송 인프라 등 실행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무역 FOCUS] 아세안, 11월 전 석유공유협정 비준 추진…중동발 에너지 충격 대응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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